“작가에게 있어 게임이라는 영역은 소재나 표현에 있어 제한이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게임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최초로 열린 게임문학 공모전인 `NHN 게임문학상`에서 대상을 받은 최미경 작가(37)는 게임은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상상력을 펼친 첫 작품이 대상이라는 영광을 가져왔다.
이번 공모전에서 최 씨는 동생 최미혜 씨와 함께 삼국유사 비형랑 설화를 재해석한 작품 `도가비전`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도깨비, 구미호, 지네 등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하면서도, 게임에서는 참신한 소재로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시나리오를 완성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실 최 작가는 동화와 판타지 소설을 써 온 작가였다. 동생 최미혜씨 역시 동화 작가로 활동해왔다. 작가라는 점 외에도 두 사람은 게임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둘다 게임을 정말 좋아해요. 저는 콘솔게임을 좋아하고, 지금도 글이 안써질 때는 게임으로 풀어요. 동생은 MMORPG를 좋아하구요.”
게임을 좋아했기 때문에 게임시나리오를 쓰는 데도 특별한 어려움이 없었다고 했다. 자매인 만큼 서로를 잘 이해하기 때문에 팀워크도 잘 맞았다.
작품으로서의 완성도도 높았지만, 참신한 소재도 높은 평가를 받는 데 한몫했다.
“어려서부터 우리나라 옛 이야기 자원에 관심이 많았어요. 전작도 그런 작품이 많았고요. 여기에 동생이 도가비전의 아이디어를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소재로 택하게 됐어요.”
아이디어와 세계관을 정하고 나서 한달 반에 걸쳐 작품을 완성했다. 처음 목표는 완성된 작품을 제출해보자는 것이었기 때문에 무려 1800편 중에서 대상으로 뽑힌 결과는 본인들에게도 의외였다. 이제는 시나리오인 도가비전을 게임으로 완성시키는 것을 새로운 목표로 정했다. NHN이 게임문학상 수상자들에게 개발사들을 대상으로 한 프레젠테이션 기회를 주기로 했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 생각이다.
“우선 도가비전이 게임으로 완성돼 서비스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쓸 계획입니다. 지금까지는 유저의 입장이었는데 게임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애를 쓰는 과정에서 길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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