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LCD 업체들이 지난 3분기에 패널 가격 하락 및 공급 과잉 여파에도 불구하고 대만 경쟁 업체들보다 뚜렷한 실적 우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LCD사업부와 LG디스플레이의 매출액은 전분기보다 4%가량 늘어난데 반해, 대만 업체인 CMI와 AUO는 매출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또 우리나라 업체들은 영업이익 측면에서도 우위를 보여 원가 및 가격 경쟁력에서도 월등한 체력을 증명했다는 분석이다.
세계 3위 LCD 업체인 대만 CMI는 지난 3분기 매출 5조220억원(1370억TWD)과 영업손실 1410억원(38억TWD)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이로써 삼성전자 · LG디스플레이 · AUO를 비롯한 LCD 업계 상위 4개 업체의 실적 발표가 모두 마무리됐다.
3분기 실적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 LCD사업부는 8조1000억원의 매출과 5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매출액은 전분기(7조7600억원)보다 4.3% 늘어난 것이다. LG디스플레이도 6조6980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분기(6조4540억원)보다 3.7% 늘어났다.
이에 반해 대만 업체들의 매출은 일제히 하락했다. CMI가 전분기(5조3010억원)보다 5.2% 하락한 것은 물론 AUO도 4조561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4% 하락했다.
실적 대비는 영업이익에서 더욱 극명히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각각 6.4%와 2.7%(1820억원)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지만, CMI는 영업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또 AUO도 85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에 그쳤다.
이 같은 실적 명암은 우리나라와 대만 LCD 업체들 간 양산 및 가격 경쟁력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대만 업체들이 패널 가격 하락을 견디지 못하고 가동률을 30% 포인트 이상 크게 낮춘데 비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90% 수준을 유지했다.
윤혁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발광다이오드(LED) 등 핵심 부품의 내재화를 꾸준히 진행해 왔고, 대량 생산에 따른 원가 경쟁력이 대만 업체들보다 월등하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공급 과잉 시기에 안정적인 고객사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도 우리나라 LCD 업체들이 선전한 배경”이라고 밝혔다. 4분기 전망과 관련해서는 “대만 업체들은 대규모 손실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 업체들의 경우 연말 TV 업체들의 대규모 프로모션 및 패널 가격 반등 여부에 따라 흑자 유지 또는 소폭의 손실을 기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vs 대만 LCD업체별 실적 추이> (단위:십억원)
(자료:각 업체, 대만 업체는 원화 환산)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
양종석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