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경쟁사에 비해 탁월한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4분기에도 D램 가격 인하를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또 내년 하반기 20나노 제품을 출시하는 등 D램 독주 채비를 더욱 굳히겠다는 계획이다.
전동수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5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반도체 CIO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3분기에는 너무 많이 벌었다. 4분기에는 수익이 줄러들 것”이라며 “메모리 가격이 PC 원가의 5~7%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뛰어난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가격 인하를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가격 인하를 통해 수익을 줄이더라도 PC산업의 성장을 돕고 시장 점유율을 더 확대해 메모리 선두업체들이 가격 및 시장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산업구조로 만들겠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 · 아이서플라이가 발표한 3분기 D램 시장 조사에서 각각 40.4%, 40.7%를 기록, D램 업계 최초로 꿈의 40% 점유율을 돌파한 바 있다.
전 부사장은 “메모리 사업이 마늘장사, 천수답 사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건강한 사업구조가 돼야 한다”며 “가격 변동이 줄어들 수 있도록 선두업체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엘피다의 감산 시사에 대해 “당장은 `우리가 감산할테니 다른 기업들도 따라오라`는 선언적인 의미가 크다”며 “실제 감산은 두달 뒤에나 이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엘피다의 감산이 이루어질 경우 D램의 인위적인 시장회복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16라인 건설과 관련 “건물 건설을 그대로 진행하되 가동시기는 시장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하려고 한다”며 “내년 하반기 공급부족 예측도 나오는 만큼 적절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부사장은 “내년 하반기 20나노 D램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경쟁사와는 기술력 측면에서 1년 이상 격차를 두는 전략을 계속 펼쳐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