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산업은 2010년에도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상위권 업체들은 예년처럼 성장한 반면, 중견기업들은 신작부재와 신규 수출 부진으로 정체를 겪었다.
해답은 상위권 업체들의 성적표에 나와있다. 성숙한 시장에 진입한 국내를 타깃하기 보다는 아직 개척할 여지가 많은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낸 회사들이 올해 주목받았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서의 매출 증가에 힘입은 네오위즈게임즈의 성장은 돋보였다. 부진을 겪은 중견업체들은 신작과 해외 서비스 강화로 내년부터는 다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어느 해보다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진행된 것도 올해 시장의 특징이다. 대형 게임사들이 중심이 돼 개발력 강화와 신작 확보를 위해 중소 개발사들을 경쟁적으로 인수했다. 넥슨의 게임하이와 엔도어즈, NHN 한게임의 와이즈캣, 네오위즈게임즈의 씨알스페이스, 엔씨소프트의 넥스트플레이, CJ인터넷의 씨드나인게임즈, 위메이드의 조이맥스 인수 등이 모두 올해 진행됐다.
세계 시장에서 최고의 온라인게임 강국으로 평가받던 한국을 맹추격해오는 후발주자들의 움직임도 거세졌다. 특히 중국은 넓은 시장을 토대로 자본력을 갖추고, 국내 유망 개발사 인수와 유망 기업에 대한 투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온라인게임 1위라는 자리에 안주하고 있다가는 금세 추월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게임 출시와 개발도 활발했다. 올해 시장에는 다양한 신작들이 쏟아져 나왔다. 기대를 모으던 대작게임들의 출시가 지연되면서 독보적인 게임은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훌륭한 완성도와 게임성을 갖춘 작품들이 다수 등장해 게이머들을 즐겁게 했다.
그중 주목받은 게임들은 게임대상 온라인게임 부문에 접수된 8개 작품을 꼽을 수 있다. 드래곤네스트(아이덴티티게임즈), 마비노기영웅전(넥슨), 세븐소울즈(씨알스페이스), 아르고 (지포레스트), 아이엘:소울브링거(갈라랩), 프로야구매니저(엔트리브소프트), 로코(다날엔터테인먼트)가 주인공이다. 이중 1차 심사를 거쳐 드래곤네스트, 마비노기영웅전, 세븐소울즈, 아르고가 최종 심사에 올랐다. 이들은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장르 중 하나인 롤플레잉게임(RPG)으로, 국내외에서 좋은 성과를 낸 수작들이다.
내년 온라인게임 시장에는 현재 개발 막바지 단계에 있는 대작게임들이 대거 선보일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NHN 한게임의 ‘테라’,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 등 게이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게임들을 모두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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