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의 선행 지표인 장비 출하액 대비 수주액(BB) 비율이 15개월 만에 균형점 아래로 내려갔다. 하반기 이후 반도체 경기가 둔화된 양상이며 올해 들어 본격 반등했던 반도체 투자도 다소 주춤해졌다는 신호다.
21일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지난달 북미 반도체 장비 BB율은 0.98로 15개월 만에 균형점인 1 밑으로 떨어졌다.
장비 BB율은 직전 석 달 평균 수주액을 평균 출하액으로 나눈 수치로, 1보다 높으면 반도체 경기가 호전된다는 뜻이며 1보다 낮으면 그 반대다. 장비 BB율은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든 지난해 하반기 1을 상회하기 시작했으나 작년 6월 이후 처음 평균점이 무너졌다.
SEMI는 지난달 북미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15억9000만달러를 수주, 전달보다 3.5% 감소했다고 밝혔다. 출하액은 16억2000만달러로 역시 전월 대비 0.7% 하락세를 나타냈다.
스탠리 T 마이어스 SEMI 회장은 “출하액은 꾸준한 반면에 신규 수주가 주춤하고 있다”면서 “계절적 영향까지 겹쳐 일부 반도체 산업군에서 설비투자 축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기간이나 예년 평균과 비교할 때 수주액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SEMI는 덧붙였다.
<표>반도체 장비 BB율 추이(단위 백만달러, 출처 SEMI)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