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보드게임업체들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기존과 같은 간접충전 방식으로 수익을 내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PC 이용자와 스마트폰 사용자가 웹보드게임을 함께 즐기기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정부가 사행화 방지를 위해 시장 초기부터 스마트폰용 보드게임의 간접충전과 유무선 연동을 허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게임물등급위원회(위원장 이수근)는 스마트폰용 보드게임에 대한 등급분류를 엄격히 시행하겠다고 24일 밝혔다.
게임위가 발표한 ‘오픈마켓용 보드게임물의 등급분류 중점 검토사항’에 따르면 △스마트폰-온라인 보드게임간 네트워크를 통한 이용자 간 연동 제한 △스마트폰 게임머니의 간접충전 등 유료화와 연동 제한의 2가지 원칙이 적용된다. 스마트폰용 게임의 사행화를 막기 위한 조치로 시장이 확대되기 이전에 강력하게 규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게임위 측은 “아이폰 및 안드로이드폰 등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에 따라 속칭 고포류로 불리는 사행성 모사 보드게임 등급분류 신청이 증가하고 있다”며 “일부 온라인 보드게임의 사행영업 등의 사례를 비추어 볼 때, 오픈마켓 보드게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운영방식의 제한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게임위의 이번 결정에 따라 스마트폰용 고포류 게임에서는 아바타 등 아이템을 구매하면 게임머니를 충전해주는 비즈니스모델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됐다. 또 온라인 고포류 게임 이용자의 게임머니를 유무선에서 연동할 수 없고, 유무선 사용자간 대전도 불가능하다. 다만 스마트폰 이용자 간의 대전은 가능하다.
게임위 관계자는 “온라인 보드게임의 사행화 과정을 보면 간접충전이 결제를 유인할 뿐만 아니라 사행화와도 연결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최근 등급분류가 접수된 스마트폰 보드게임 중 간접충전을 포함하는 게임들이 있어 논의 끝에 스마트폰에서는 허용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단 사행화되고 난 뒤에는 언제 어디서나 접속이 가능한 스마트폰은 단속이 더 어려워진다”며 “사전에 예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게임 업계는 정책 배경은 인정하지만 규제일변도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간접 충전은 규제의 소지가 있지만 유무선 연동 금지는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행성 등 유선에서의 문제가 무선인 스마트폰 시장으로 전이될 것을 걱정하는 시각은 이해한다”면서도 “잠깐 짬을 내서 지인들과 게임 한 판으로 머리를 식히는 기회조차 미리 박탈하는 이번 조치는 스마트폰이 갖고 있는 순기능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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