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주요 D램업체들이 금융권 부채 상환을 잇따라 연장하고 있다. 하반기 시황이 악화되면서 현금을 만기도래 채무를 상환하는 대신 미세공정 전환 등 보다 다급한 투자 현안에 투입하겠다는 뜻이다.
30일 디지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대만 파워칩테크놀로지는 약 400억대만달러(약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금융권 부채 상환을 연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상환 만기를 1년가량 늦춰주도록 현재 채권은행단과 협의 중이다. 대신 보유자금은 차세대 미세공정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 이머전 노광장비를 구입하는 데 투입할 예정이다.
파워칩은 수익성을 개선하려면 45나노 공정으로 조속히 전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1Gb DDR3 기준 1.2~1.3달러 수준으로 내려간 현물 가격을 감안하면 지금의 63나노 공정으로는 채산성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파워칩은 이미 1대의 이머전 노광장비를 구축했으며, 내년 상반기 추가로 한 대를 설치할 예정이다. 다만 내년도 160억대만달러로 책정한 전체 설비투자 규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파워칩은 최근 D램 가격 하락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당초 예정했던 800만주 규모의 글로벌 주식예탁증서(GDR) 발행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한편 다른 대만의 D램업체인 프로모스테크놀로지도 은행권 차입금 상환 시기를 1년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