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이병기 서울대 교수 공정성 `아이콘`으로 선택

방통위, 이병기 서울대 교수 공정성 `아이콘`으로 선택

 정부가 종편 심사의 공정성을 가져갈 아이콘으로 이병기 서울대 교수를 선택했다. 이 교수는 국회 미디어법 통과 당시 야당 몫 방통위 상임위원으로서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며 심의를 보이콧하기도 했던 인물인 만큼, 종편 선정 후 공정성 잡음이 최소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23일 오전 방통위 기자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병기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현 서울대 교수)을 심사위원장으로 한 14인의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채널사업자 선정 심사위원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회는 23일부터 오는 30일까지 7박 8일 동안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남한강연수원에서 심사를 진행한다. 심사위원회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하루 연장이 가능하다.

 심사위원들은 방송, 경제, 금융, 법률, 회계, 기술, 시민단체 등 총 7분야 전문가 중 총 14명이 선정됐다. 방통위는 심사위원 명단은 심사가 끝날 때까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병기 심사위원장을 제외한 13명의 심사위원이 실질적인 채점을 하며, 이 심사위원장은 전체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최시중 위원장은 “심사위원장을 선임하기 위해 내부와 외부의 다양한 인사들을 고민했다”며 “심사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외부에서 위촉하기로 하고 이병기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이병기 전 방통위 상임위원이 심사위원장직을 수락한 것에 안도하는 모습이다. 최 위원장이 심사 착수 직후, 기자간담회를 자처해 심사위원장 및 위원 명단을 직접 밝힌 것도 공정성에 대한 시비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는 이병기 위원을 심사위원으로 위촉할 수 있게 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 위원장은 “꼭 모시고 싶은 사람이 허락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고심 끝에 수락한 이병기 심사위원장은 방통위 안팎에서 합리적, 중립적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야당 몫의 방통위 상임위원을 지내면서 합리적 정책결정으로 신망이 높다. 이 심사위원장은 상임위원 재직 당시 한국 방송의 미래 로드맵 수립 작업을 준비하는 등 방송정책에도 높은 관심을 보인 바 있다.

 현재 종합편성 사업자에는 6개 컨소시엄이, 보도전문채널 사업자에는 5개 컨소시엄이 신청을 했다. 방통위는 심사가 끝나는 30일 또는 31일, 선정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