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컴퓨터보다 수십배 성능이 뛰어난 바이오 컴퓨터 제작의 근간이 되는 분자형 로직 게이트(논리연산을 실행할수 있는 디지털 회로 요소)가 개발됐다.
KAIST(총장 서남표)는 박현규 생명화학공학과 교수가 DNA의 염기쌍이 서로 맞지 않아도 수은과 은 이온으로 DNA 염기쌍의 발현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 이를 응용해 미래 바이오 전자분야 핵심기술인 로직 게이트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그동안 DNA의 이중 나선은 짝이 서로 맞지 않을 경우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박 교수는 “A-T나 C-G 등의 정상적인 염기쌍 외에 T-T, C-C 등의 염기쌍을 만들어 금속이온으로 현존 최고 수준으로 핵산을 증폭했다”며 “이는 기존 개념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현상을 기반으로 바이오 컴퓨터 등 초고성능 메모리를 가능하게 하는 미래 바이오 컴퓨터를 만드는 데 핵심기술인 로직게이트도 구현했다.
박 교수는 “기존 핵산 기반 기술들과 비교해 비용이 저렴하고 간단한 시스템 디자인을 통해 정확한 로직 게이트 구현이 가능해졌다”며 “분자 수준의 전자소자 연구에 큰 진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 12월호(12월 10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