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신년기획]업계 지도 송두리째 바꾸는 스마트 빅뱅

 ‘구글:178억3700만달러(20위)→435억5700만달러(4위)’

 ‘삼성전자:168억5300만달러(21위)→194억9100만달러(19위)’

 지난 2007년 세계적인 브랜드 컨설팅 업체인 인터브랜드가 평가한 구글과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 차이는 10억달러에 불과했다. 브랜드 순위도 20위(구글)와 21위(삼성전자)로 불과 한 계단 차이다. 하지만 4년이 흐른 지난 2010년 구글의 브랜드 가치는 435억5700만달러로 2007년 당시보다 2.4배 늘어난 것은 물론 순위도 4위로 수직 상승했다. 구글 위에 위치한 브랜드는 이제 ‘코카콜라’ ‘IBM’ ‘마이크로소프트’뿐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지난 4년 간 15.6% 늘어나는데 그쳤으며, 순위도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그렇다면 이런 구글과 삼성전자의 차이는 어디에서 왔을까? 물론 솔루션과 하드웨어라는 업종의 차이 외에도 여러 가지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 빅뱅 시대를 어떻게 주도하고 대응했느냐도 유효한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구글은 검색엔진으로 출발해 안드로이드라는 스마트폰용 운용체계(OS)로 지난해 그야말로 빅뱅을 이뤄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안드로이드의 출현으로 아이폰이 주도하던 스마트폰 열풍의 전선이 크게 확대됐다. 2009년 3분기 3.5%에 불과하던 스마트폰 OS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3분기에는 25.5%에 달해 2위로 급부상했다. 노키아의 심비안이 여전히 1위(36.6%)를 지키고 있지만, 노키아의 스마트폰 및 OS 전략이 심비안 기반의 폐쇄적인 모델이라는 점에서 안드로이드의 적수는 사실상 없어 보인다는 분석이다. 구글은 OS 개발에만 전념하고 스마트폰 제조는 삼성전자·HTC 등 원군의 힘을 빌었다는 점에서 구글의 전략은 효율성의 극치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기존에 강점을 가진 하드웨어 개발에 주력한 결과 더 큰 스마트 경쟁의 장에서 원군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삼성전자가 뒤늦게 자체 휴대폰 OS인 ‘바다’를 개발하고 서서히 그 진영을 넓혀가고 있지만 단기간에 벽을 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노키아의 몰락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글로벌 톱5 브랜드의 위상을 굳건히 지키던 노키아가 지난해 8위로 떨어진 것은 스마트 전쟁에서 고유 플랫폼 전략으로 고립을 자초한 측면이 크다. 노키아는 최근 CEO를 교체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 회복을 노리고 있다. 애플도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열혈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제품을 기반으로 브랜드를 키워가고 있다.

 이 같은 글로벌 스마트 경쟁은 고군분투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큰 물결을 외면하는 기업에게 향후 10년의 미래를 담보하기 힘들 것이다. 주도할 수 없다면 누구보다 빠르게 추격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순발력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