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4개 선정 후폭풍은

정체기 맞은 광고시장, 콘텐츠 가격 인상

 구랍 31일 총 5개의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채널사용사업자(PP)가 선정되면서 새해 미디어 시장에는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됐다. 당초 2009년 하반기 예정이던 선정작업이 1년을 넘겨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 됐지만, 진짜 전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이번 선정된 사업자가 제출한 계획대로 하반기 개국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부터 콘텐츠·광고 시장 변화에 대한 관측까지 다양한 의견이 제시된다. 특히, 협소한 시장에의 과다 출혈경쟁을 걱정하는 시각과 비로소 경쟁다운 경쟁이 시작돼 글로벌 미디어와 맞붙을 수 있는 체력을 다지게 될 것이라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사업자들도 선정 결과 발표 후, 너무 많은 사업자 숫자에 놀라움과 불만의 기색이 역력하다.

 ◇계획 지키기도 버겁다 =JTBC(중앙)는 올 9월 개국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CSTV(조선)도 10월에 개국 예정이다. 다른 사업자들도 하반기에 개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튜디오에서부터 많은 인프라가 필요한 종편 사업자가 하반기 개국을 하기 위해서는 벌써부터 장비 발주가 시작되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사업자들이 한꺼번에 주문하다보니 소량 주문생산을 하는 방송기기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수익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투자를 철회하는 주주들에 대한 걱정도 나오고 있다.

 ◇미디어, 광고 시장 어떻게 되나 = 국내 방송광고 시장은 이미 정체기를 맞고 있다. 방통위가 새해 업무보고에서 GDP 대비 1%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현 상황에서는 역부족이다. 선정 사업자들은 대부분 5년 내 흑자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계획대로 4000~5000억 원의 광고가 유입될 경우 기존 사업자들에게 미칠 타격은 자명하다.

 해외 수입 콘텐츠 가격인상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종편 사업자가 당장 한꺼번에 모든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기는 쉽지 않은데다 초기 시장을 잡기 위해 해외 우수 콘텐츠를 앞다퉈 들여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과다 출혈 경쟁을 막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장 가격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가격정책(프라이싱 인덱스)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개국 전 수립할 정책도 산적 =지상파 방송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채널 편성이 가장 큰 과제다. 정부는 종편 채널은 낮은 번호로 배정해 지상파방송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한다는 뜻을 내비춘 바 있지만, 케이블TV방송사(SO)는 채널편성은 플랫폼사업자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에 의무화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채널을 새해 추가 선정할 경우 낮은 채널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수신료는 어떻게 책정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의무송신하는 채널에 플랫폼 사업자가 수신료를 지급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또 광고 시간의 20%를 SO에 할당하는 PP의 광고 정책도 그대로 적용돼야 하느냐에 대한 지적도 있다. 광고 판매를 지상파방송사처럼 판매대행회사를 통하도록 할 것인지, 직접 영업을 하도록 할 것인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서병호 PP협의회장은 “종편 PP 등장으로 기존 PP의 플랫폼 진입장벽이 높아질 것”이라며 “다른 건전한 PP도 공존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정책을 건의한 바 있다.

 <표>종편 선정 후 과제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