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산업의 허리역할을 담당하는 코스닥 등록 중견 게임 기업들이 일제히 부진의 늪에 빠졌다. 기존 게임들의 인기가 하락하는데다, 뒤를 이을 신작이 나오지 못하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중견기업들의 부진이 이어지며 산업 생태계가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 기업들은 올해는 신작게임으로 부활하겠다고 입을 모은다.
2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액토즈소프트, 엠게임, 한빛소프트, 와이디온라인 등 코스닥 등록 중견 게임업체들이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지난 2009년 매출 1000억클럽에 동반 가입했던 액토즈소프트(대표 김강)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대표 서수길·박관호)는 지난해 함께 부진을 겪었다. 두 회사 매출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미르의 전설2’의 중국 매출 감소가 실적 악화의 직격탄이다.
2009년 1383억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던 액토즈소프트는 지난해 1000억원에 턱걸이할 전망이다. 위메이드 역시 1063억원에서 900억원 수준의 매출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
엠게임(대표 권이형)과 와이디온라인(대표 유현오)은 2009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부진이 이어졌다. 엠게임은 2008년 매출 60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09년 559억원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도 매출 축소가 예상된다. 와이디온라인도 2008년 775억원에서 2009년 586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도 소폭의 마이너스가 점쳐진다. 한빛소프트(대표 김기영)는 2009년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재도약을 노렸지만, 지난해에는 다시 침체에 빠졌다.
이들 중견기업은 독자적인 기술개발과 차별화된 콘텐츠로 국내 게임산업 발전을 이끌어온 주역이다. 특히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연결고리를 하며 개발자 양성과 신생 개발사의 판로제공 등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중견 게임업체들은 올해 재도약의 모색한다. 업체마다 연초부터 다양한 신작을 출시했다. 하반기 내놓을 게임도 이미 마련돼 있다.
최경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견기업들의 부진은 적절한 게임 포트폴리오를 만들지 못하면서 단일게임 매출 의존도가 너무 높고 해외 시장에서도 성과가 나오지 않은 결과”라며 “온라인게임의 성장성이 여전히 유효한 가운데 다양한 신작이 나오는 만큼 아직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또 “게임산업이 성장산업임에도 몇몇 기업을 제외하면 주식시장에서도 소외돼 있다”며 “중견기업들이 살아나면 주식시장에서도 다시 조명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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