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RT 혁명이 다가오고 있다

[ET단상]RT 혁명이 다가오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열풍이 뜨겁다. 이러한 모바일 혁명을 이을 또 하나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바로 로봇 테크놀로지(RT) 혁명이다.

 로봇은 단순한 기계장치를 넘어 IT·NT 등 최첨단 기술이 집적화된 고난도 기술을 필요로 한다. 의료·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본격적으로 확산될 경우 파급효과는 스마트폰 수준을 넘어 인류 역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정도다. 로봇은 차세대 국가 주요 먹을거리 산업이면서 촉망받는 ‘융합산업’의 중심에 놓여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은 로봇 기술과 다양한 서비스와의 접목으로 새로운 고부가 상품과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해왔다.

 요즘 각 가정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로봇 청소기도 초창기 제품은 미국의 아이로봇에서 출시됐으며, 인튜이티브 서지컬이라는 미국 기업이 수술로봇과 관련한 독보적인 특허권 확보로 현재 같은 분야 세계시장의 거의 대부분을 독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런 선진국과 기술 격차가 여전하다. 또 최근 중국이 매섭게 추격해오고 있어 바짝 긴장하지 않을 경우 글로벌 무대에서 뒤로 밀릴 수도 있다.

 다행히 최근 한국의 로봇 산업도 세계 시장에서 서서히 두각을 내고 있어 2009년에는 국내 로봇 생산액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작년 5월에는 550억원 규모의 감시경계 로봇 알제리 수출이 성사되는가 하면 국산 영어교사 보조로봇이 타임지 50대 발명품에 선정되는 기쁜 소식도 있었다.

 사실 이러한 성과 뒤에는 그간 정부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한몫을 했다.

 전 세계에서 로봇산업 특별법을 가진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며 정부 내 로봇 관련 독립 부서가 있는 나라도 우리나라밖에 없다.

 또 지식경제부에서는 올해부터 로봇팀을 로봇산업과로 승격시켰다. 로봇 관련 정부 예산도 금년에 작년 대비 무려 50% 이상 늘어났다. 사실상 정부는 신성장동력 산업인 로봇에 꽂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로봇 시장이 열릴 듯 보이면서도 쉽게 열리지 않고 있다. 이는 아직 로봇에 대한 일반인의 신뢰성이 낮고 그 활용 가능성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그간 R&D 사업을 꾸준히 지원해왔지만 시장에서 자발적이고 왕성한 투자가 발생하기까지는 좀 더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정부는 올해 관계부처와 공동으로 범부처 차원의 대대적인 로봇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가 선제적으로 기업의 기술개발을 독려하고 시장 창출에도 역할을 해보겠다는 취지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로봇과 관련한 다양한 부처가 같이 걸어가는 것이 한국 로봇산업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발전시킬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지금 글로벌 로봇 시장이 본격 궤도에 진입하는 RT 혁명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이번 범부처 로봇 시범사업이 RT 혁명 시대에 우리나라가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세계 로봇산업의 주역을 맡는 도약대가 되기를 기대한다.

 조 석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 scho@mke.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