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발머 MS 회장은 지난해 세계 최대 이동통신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윈도폰7을 소개하면서 “사용자 경험에 최적화된 OS(운영체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휴대폰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호언과 달리 MS의 지난 성적표는 초라하다. 시장조사업체인 NPD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윈도폰7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2%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구글 안드로이드폰은 53%, 애플 아이폰은 19%를 차지하며 양강 구도를 만들고 있다.
지난 14일 MWC에서 기조 연설자 스티브 발머 MS 회장이 1년 만에 다시 들고 나온 윈도폰7은 이런 절치부심에서 나왔다. 스티브 발머 회장이 3월과 하반기 두 차례에 걸친 윈도폰7 업그레이드 계획을 공개한 것도 시장의 의구심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발머 회장은 이날 기조 연설에서 웹서핑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인터넷 익스플로러9를 연내 탑재하고 멀티태스킹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클라우드 기술 기반의 오피스 자료 저장 기능을 추가하고 트위터와의 직접 연동을 가능케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비디오 게임기와의 연동도 추진할 방침임을 전했다.
MS가 강점을 가진 인터넷과 오피스 프로그램, 비디오 게임을 아우르는 플랫폼을 만들어 모바일 OS 전쟁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것이다.
실제 발머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소비자들은 더 이상 휴대폰을 선택하지 않고 플랫폼을 고른다”며 자사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윈도폰7에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되기까지 1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MS는 3월 윈도폰7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했지만 이 때 추가되는 기능은 이미 아이폰 등에서 가능한 복사 및 붙이기 뿐이다.
소비자들이 윈도폰7 업그레이드를 기다려 줄지 의문인 동시에 또 전략적 파트너로 끌어들인 노키아에서 윈도폰7이 대량 생산되려면 해를 넘겨야 한다. 애플, 구글과 3강 체제를 원하는 MS의 계획은 장기전으로 빠질 가능성이 크다.
MS도 올해보다는 내년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MS는 “2012년 노키아에서 의미 있는 볼륨의 휴대폰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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