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폰 중국행 `가는날이 장날`

 세계 최대 소셜커머스 업체인 그루폰의 중국 진출이 임박했다. 이집트 무바라크 독재 정권을 붕괴시키는데 일조한 인터넷의 힘에 놀란 중국 정부가 인터넷 관리를 한층 강화하기로 한 시점에 그루폰이 공교롭게 진출키로 해 사업 진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루폰이 최근 중국에서 인력 채용을 시작하고 본격적인 사업 준비에 들어갔다고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그루폰은 최근 중국 헤드헌터 업체와 대학교 등에 구직 공고를 냈다. 여기에는 “세계 최대 공동구매 사이트가 상하이에서 인력을 채용한다.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한 그루폰이 이제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한다”고 적혀 있다.

 그루폰은 ‘가오펑닷컴(Gaopeng.com)’이란 도메인으로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테이블에 둘러앉은 소중한 친구’를 의미하는 중국 어구에서 가져 왔다. 그루폰은 인터넷 인구만 4억5000만명에 달하는 중국의 성장 가능성에 이번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루폰은 우선 현지에서 빠르게 인기를 얻고 있는 중국 내 소셜커머스 사이트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 소셜커머스 사이트들을 한 데 모은 중국 검색엔진 투안800닷컴에 따르면 올해 중국에서의 소셜커머스 웹사이트의 거래 규모는 160억 위안을 넘어설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또 중국의 인터넷 정책도 변수다. 구글, 야후, 이베이 등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들이 이미 중국 시장을 두드린 바 있지만 당국의 인터넷 검열 문제 등으로 토종기업인 알리바바나 바이두에 밀려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인터넷 기업의 무덤으로 불리고 있다.

 그루폰은 아직 중국 당국으로부터 사업 허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그루폰이 준비 중인 가오펑닷컴 사이트에 채용계획과 그루폰 로고가 게재됐지만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몇 시간 뒤 폐쇄됐다.

 그루폰은 중국에서 1000명의 인원을 채용할 계획이며 70%가 마케팅 분야를 예정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덧붙였다.

 그루폰은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인 텐센트와 합작 형태의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양사는 모두 사실 확인을 거부했다.

  한편 2008년 설립된 그루폰은 초고속 성장을 기록 중인 미국 소셜커머스 기업이다. 설립 2년 만에 세계 35개국에 진출, 3500만명의 회원을 확보했으며 기업 가치는 무려 78억달러(8조6000억 원)에 이른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