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한국은 세계로, 세계는 한국으로

[현장에서]한국은 세계로, 세계는 한국으로

 얼마 전 회사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영국 공대 졸업 예정자가 우리 회사에 취업을 희망한다는 이력서를 보내왔다. 평소 해외 대졸자들로부터 다소 무작위(?) 이력서를 받아 온 터였지만, 이 친구의 이력 사항이나 “나를 꼭 뽑아 달라”는 불타는 의지는 채용을 담당하는 인사부로서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한국 사람들도 들으면 알 만한 영국 상위권 공대 출신에다가 소셜 네트워크에 대한 관심, 무엇보다 영미권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고 그 곳 젊은이들의 문화적 트렌드를 비즈니스 관점에서 접근하는 이력 사항들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향하는 회사의 목표와 많은 점들이 일치해 한동안 그 이력서를 보고 또 봤다. 이런 젊은이가 우리 회사에 관심을 가지고 취업을 희망해 왔다는 사실에서 그동안 격상된 우리 회사와 우리나라의 모바일 브랜드 파워도 실감할 수 있어 뿌듯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채용을 맡고 있는 인사부 담당자로서 한가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 친구를 어떻게 한국에 데리고 올 수 있을까 였다. 특별한 경력 없이 대학만 졸업한 외국인 학부생은 대한민국 출입국사무소로부터 승인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외국인 채용에 눈을 돌리는 일은 자칫 국내 인력을 외면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지만, 일부 해외 인력 채용은 회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는 물론이고 채용한 국내 인력들을 글로벌 인재로 육성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미 모바일 비즈니스는 경계선이 없어진 지 오래다. 소프트웨어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의 핵심은 포괄적인 문화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다. 아니 때론 트렌드를 창출하고 이끌어 가야 한다. 이를 위해 현지인만이 알 수 있는 그 지역만의 흐름과 가치, 즉 재미를 뼛속 깊숙이 지니고 있는 세계인들을 한국으로 유입해 직접 활용하고, 회사 전체에서 경험을 공유해 사내에 글로벌 인재들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유능한 해외 인력 유입에 머뭇거리다 무한한 소프트웨어 수출을 통한 진정한 경제 성장이 발목을 잡지 않을까 하고, 오늘도 이 젊은이의 이력서만 그냥 바라보지 않길 기대해 본다.

 박기택 컴투스 인재개발팀장 ktpark@com2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