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삼겹살데이’를 맞아 삼겹살 관련 검색어를 찾는 네티즌이 많다. 삼겹살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고기 부위로, 평소에도 검색이 많은 스테디 키워드지만 최근 구제역 파동과 이벤트 데이를 맞아 가격과 레시피 검색이 눈에 띄게 늘었다.
한국물가협회와 제휴해 제공하는 ‘네이버 물가동향 정보’에 따르면 지난주 삼겹살 소매가는 500g당 1만2900원으로, 구제역 파동 전인 지난해 11월 말 1만400원보다 24%나 올랐다. 서민 음식의 대표격으로 물가상승 지표의 기준이었던 것이 이제는 ‘금겹살’로 격상된 셈이다.
삼겹살의 사전적 의미는 ‘비계와 살이 세 겹으로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돼지고기 부위’다. 한국어 어법에 따르면 ‘세겹살’이 맞는 표현이지만 ‘삼겹살’이 대중적으로 쓰이면서 1994년 국어사전에도 등재됐다.
구체적으로는 돼지의 갈비를 떼어낸 후 복부까지의 뱃살 부위다. 전체 중 약 8% 정도를 차지하며, 마리당 8~9kg이 나온다. 돼지고기 중에서도 지방 함량이 가장 많다. 처음에는 인기가 없었으나 장사 수완이 좋은 개성 사람들이 섬유질이 많은 사료와 고열량의 사료를 번갈아 먹이면서 돼지의 비계 끝에 다시 살이 생기고 그 살 끝에 다시 비계가 붙도록 육질을 개량해 대중적 인기를 얻게 됐다.
일반적인 선입견과는 달리 돼지고기에는 불포화지방산(아라키돈산, 리놀산)이 많이 들어 있어 혈관 내 콜레스테롤 축적을 막고 혈류를 왕성하게 한다. 중국인들은 돼지고기를 즐겨먹지만 고혈압 환자가 적은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돼지고기는 진폐증 예방과 납중독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 이는 돼지고기 지방의 융점이 사람의 체온보다 낮기 때문인데, 공해물질을 흡수해 밖으로 밀어내기 때문에 옛부터 탄광촌의 광부들은 비계 부위를 즐겨 먹었다.
이 밖에도 돼지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비타민 B군이 많아 피부를 윤택하게 해주고 인이나 칼륨, 미네랄이 많이 들어 있어 성장기 어린이의 발육 촉진에도 좋다.
삼겹살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다. 서양에서는 삼겹살을 ‘베이컨(Bacon)’이라 부르며 소금에 절여 훈제하여 베이컨을 만들어 먹는다. 또 한류 열풍과 함께 일본에서도 한국식 삼겹살 구이집이 늘고 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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