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사양 산업으로 취급받던 막걸리를 히트 상품으로 발전시킨 국순당의 발상의 전환. 소비자 기호에 맞춰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한 CJ의 ‘다시다’, 농심 ‘신라면’,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 롯데제과의 ‘자일리톨껌’의 혁신. 여덟 평짜리 국수 가게로 시작해 쌀떡볶이 시장을 개척한 송학식품. 이들은 책상 하나로 시작해 삼성 부럽지 않은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한 알짜배기 기업이다.
현재 강소기업 엔프라니의 대표이사이자 경영 컨설턴트로 활약 중인 나종호 박사가 한국 토양에 딱 맞는 중소기업 성공원칙과 차별화 방안을 제시했다. 저자는 28년 넘게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두루 거친 현장 밀착형 전략가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형 중소기업의 다양한 성공사례와 실천 가능한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기업 컨설팅을 하며 경영자들의 고민과 애환, 기업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가까이서 지켜본 저자는 수년 동안 중소기업 성장을 위한 대책을 고민했다.
기업환경과 시장의 요구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은 무엇을 해야 할까. 경영자는 중요한 순간에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까. 사업 축소와 확대의 기로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가. 가장 효율적인 조직의 규모는 어느 정도가 적절한가. 경쟁력 있는 기업 문화는 어떻게 만들며,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경영방식은 무엇인지 등 대기업보다 강하고 오래가는 튼실한 강소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하우가 가득하다.
이 책은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전문가적 시각과 예측, 혁신에 대한 통찰과 방향 제시가 돋보인다. 특히 국내에서 성공한 강소기업의 사례가 풍성하고, 철저히 한국적인 토양에 기반을 둔 해결 대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다양한 사례는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직간접적인 경험과 함께 합리적인 경영판단과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다. 반면 무리한 사세 확장으로 초고속 성장 4년 만에 이름 없이 사라져간 모 기업 등 뼈아픈 실패 사례는 타산지석으로 삼기에 충분하다.
이 책은 특별한 재능을 가진 천재 CEO나 극소수의 혁신 기업만 성공할 수 있다는 선입견에 정면으로 맞선다. 사업을 시작한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자신이 주어진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안목과 시장을 보는 통찰을 길러준다.
나종호, 김명진 지음. 비즈니스북스 펴냄. 1만5000원.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