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협력 업체의 보안 유지를 철저히 관리하기로 유명하다. 신제품 사양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제품 개발단계에서부터 철저한 보안을 요구한다.
그래서 애플과의 거래 여부는 상당한 시장의 관심사이자 해당 기업에는 호재임에도 어떤 기업이 실제 계약을 맺고 있는지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국 실제 제품을 뜯어보고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협력 업체의 실체를 파악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미국 수리 전문 업체인 아이픽스잇(ifixit)이 아이패드2 와이파이 모델을 분해한 결과 아이패드2에는 적어도 도시바·ST마이크로·브로드컴 등의 제품이 채택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삼성전자가 아닌 일본 도시바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도시바는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제조 업체다.
손가락 터치 입력을 인식해 메인 프로세서에 신호를 전달하는 터치스크린 컨트롤러는 브로드컴 제품으로 파악됐다. 브로드컴은 미국 반도체 기업이며 와이파이·블루투스·FM 튜너 등 통신 기능을 수행하는 칩도 이번 아이패드2에 탑재한 것으로 아이픽스잇 분해에서 확인됐다.
자이로스코프와 가속도계는 미국 ST마이크로 제품이 적용됐다. 이들 부품은 기울기, 회전, 이동 등을 측정하는 반도체로 화면 전환이나 운동 측정, 게임 등에 응용된다.
터치스크린·LCD·배터리·카메라·프로세서 등 다른 주요 부품의 제조사는 특별한 표시가 돼 있지 않아 이번에 확인할 수 없었다. 애플은 복수의 업체들로부터 부품을 공급받는 정책을 펴와 확인된 기업들 이외 추가 업체가 있을 수 있다.
이번 아이패드2 부품들 중 가장 변화가 두드러진 건 터치 글라스였다. 터치 글라스는 LCD 위에 부착돼 제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두께가 기존 0.85㎜에서 0.62㎜로 27%가량 줄었다. 두께가 얇아지면서 제품 전체의 무게도 가벼워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LCD도 기존 3.2㎜에서 2.4㎜로 변화가 있었으며, 애플이 공개하지 않았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A5 내의 메모리 용량은 512MB로 확인됐다. 메모리는 삼성전자 제품이다. 배터리는 전보다 소폭 증가한 25W였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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