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원전 사태가 멈출 줄 모르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일본 열도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지난 12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원전 1호기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13일엔 3호기에서 추가 폭발 가능성이 제기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13일 기자회견을 갖고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3호기 외부에서 수소 폭발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에다노 장관은 그러나 “이것이 심각한 방사능 위험을 일으킬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추가 폭발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TEPCO)은 3호기의 폭발 방지를 위해 원자로에서 방사능 증기를 빼내는 긴급작업을 실시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지난 12일 발생한 1호기 폭발로 최대 160명이 방사능에 피폭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P통신은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의 발표를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원전 폭발 당시 반경 3㎞ 이내에 후타바 후생병원의 직원과 환자 60명이 있었고 또 후타바초 특별양호시설에 100명의 노인이 입소해 있었다.
첫 폭발은 여진으로 추정되는 강한 진동 직후인 12일 오후 3시 36분께 제1원전의 원자로 1호기가 설치된 건물에서 일어났다.
이 폭발 탓에 지붕과 벽이 무너져 철골 구조가 그대로 노출됐고 흰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폭발은 핵연료봉 피복제가 냉각수와 반응하면서 발생한 수소가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추가 폭발 우려가 제기된 1호 원전의 원자로 3호기는 1~2호 원전 중에서 냉각장치가 고장난 6번째 원자로다. 폭발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후쿠야마 원전에서는 원자로의 냉각장치 고장 사고가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원전 폭발과 방사능 공포가 현실화하자 인근 주민 20여만 명은 황급히 집을 떠나 긴급 대피소로 대피했다.
원자로 냉각시스템 작동이 중단되는 ‘긴급상황’이 잇따른 데다 계속된 여진으로 추가 폭발 우려까지 나오면서 주민들은 사실상 공황상태에 빠졌다.
일본 언론은 원전에서 방사능이 유출된 초유의 사태로 일본 원전의 안전신화가 무너졌다고 탄식하면서 일본 정부의 부실대응을 비판하고 있다.
한편, 지식경제부는 13일 일본 전력회사들이 한국가스공사에 LNG 물량 교환을 긴급 요청함에 따라 국내 도입 예정이었던 LNG 일부를 일본에 우선 공급토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경부는 국내 수급에 영향이 없는 범위 안에서 3월말에서 4월말까지의 물량을 우선 교환해 일본 지진사태 수습에 도움을 준다는 방침이다. 물량 교환은 LNG 소비국 간 필요시기에 빌려서 미리 사용하고 이를 추후 반환하는 것으로 통상 일 대 일 협상을 통해 거래된다.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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