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이 현지 LCD산업에 끼친 피해규모가 아직 정확히 집계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 대지진이 디스플레이업계에 물리적 피해보다는 심리적인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패널보다는 현지의 2, 3차 협력업체들을 포괄하는 부품소재 수급의 불확성이 늘어나 중장기적으로 업계 전반의 불안감이 가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데이비드 셰 디스플레이서치 수석부사장은 자사 블로그를 통해 “이번 대지진으로 일본 LCD산업의 전체적인 공급망이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전체적인 평판디스플레이(FPD)산업에 물리적인 피해보다는 심리적인 악영향(damaging psychologically)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셰 부사장은 디스플레이업계 전반의 예측 가능성과 자신감이 이번 대지진으로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TV 및 IT업체를 망라한 주요 패널 고객사들의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셰 부사장은 블로그에서 현재까지 알려진 일본 LCD업계의 피해상황을 정리했다. 우선 진앙지와 인접한 히다치디스플레이·NEC·엡손의 소형(2세대급) LCD 생산라인들은 피해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간사이 지방에 위치한 샤프의 8·10세대 공장과 파나소닉의 8세대 라인, NEG의 유리기판 공장 등도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셰 부사장은 “니토덴코·DNP·스미토모·토판·코닝 등 핵심 부품소재업체도 대부분 일본 서부 지역에 위치해 있다”며 “패널은 물론이고 부품업체들도 이번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니가타현과 사이타마현에 위치한 토판과 NDP의 컬러필터 공장의 피해 여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또 진앙지와 가까운 지바현에 위치한 파나소닉의 6세대 LCD 공장도 생산중단 또는 직접적인 피해는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이버IC를 본딩할 때 쓰이는 이방성도전필름(ACF)을 생산하는 히다치케미컬과 소니케미컬 공장은 직접적인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지만, 패널업체들이 재고를 많이 확보하고 있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반도체 및 LCD 핵심장비인 노광기를 생산하는 캐논과 니콘의 피해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셰 부사장은 “이바라키현과 미야기현에 위치한 캐논과 니콘 노광기 공장의 피해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정 기간 정상적인 운용은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광기 장비 수급에는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또 장비에 들어가는 부분품 및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업체들의 피해 여부에 따라 납기 지연 등의 피해도 예상됐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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