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스마트폰 활성화 시대에 대비해 국내 개발자들과의 ‘동반 성장’을 명분으로 선보였던 전용 미들웨어 ‘스카프’의 개발을 중단했다.
17일 SK텔레콤(대표 하성민)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2.3 버전(진저브레드)이 탑재된 스마트폰부터 ‘스카프(SKAF:SK Application Framework)’를 탑재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그 첫 적용 모델은 삼성전자의 넥서스S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로 SK텔레콤이 2009년 2분기에 첫 개발하면서 야심차게 내놨던 스카프 추진 전략은 2년 만에 개발 중단으로 마무리됐다.
스카프는 스마트폰 OS에 상관없이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할 수 있는 일종의 플랫폼이다.
SK텔레콤은 스카프를 처음 선보일 당시 이를 통해 앱들이 멀티 OS에서 호환되기 때문에 기존 소프트웨어 개발사나 개발자가 OS별로 따로 개발할 필요가 없어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를 통해 국내 개발사와 개발자들이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고 해외 진출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최근 스마트폰 OS 시장이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로 양분되면서 멀티 OS 대응 자체가 큰 의미가 없어져 개발 중단으로 전략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결정으로 T스토어나 T맵·멜론 등 SK텔레콤 전용 서비스는 스카프 기반이 아닌 안드로이드 OS 기반으로 전환 개발했으며 진저브레드 탑재 스마트폰부터는 이를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략 수정은 지난해 일부 외산 스마트폰에 스카프가 미탑재돼 출시되면서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일부 외산폰의 내부 메모리 용량이 적어 스카프 기반의 앱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탑재가 미뤄졌다.
또 SK텔레콤의 애플 아이폰 출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오픈 OS인 안드로이드와 달리 폐쇄형인 애플 iOS는 별도의 미들웨어 탑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기존에 서비스되는 앱들을 아이폰용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제작해야 한다. 특히, 지난해까지는 경쟁사인 KT가 아이폰을 독점 판매하자 그 대응 차원에서 스카프 개발을 확대했으나 SK텔레콤에 아이폰 출시가 결정되면서 더 이상 확대할 명분이 사라진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애플과 안드로이드 간 양강구도로 굳어지면서 개방형 에코시스템의 경쟁력이 중요해졌다”며 “시장 환경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기존에 개발된 스카프는 개발사 등이 이용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개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