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일본 지진 후폭풍] "올해 디스플레이 업계 분수령 될 것"

 일본 대재앙에 따른 현지 부품소재 및 장비업계의 피해 확산 여부가 올해 디스플레이 시장을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대형(9.1인치 이상) LCD보다는 중소형 LCD 및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22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일본 지진 피해에 따른 디스플레이 산업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번 지진으로 디스플레이 업계의 불안정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정윤성 디스플레이서치코리아 이사는 “이번 일본 대지진은 현지 디스플레이 소재 및 부품, 장비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LCD 패널 가격 상승 및 시황 반전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패널과 세트업체 간의 팽팽한 신경전으로 2분기 전망이 밝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패널업체의 경우 현지 공급망의 붕괴로 가격 인상을 주장하겠지만, 세트 업체들은 소비심리 위축과 일본 세트업체의 가동 중단에 따른 시장 활력 저하로 가격인하 압박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아직 정확한 피해 규모와 파장이 다 드러나지 않아, 중장기적으로 디스플레이 시황을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품목별로는 중소형 LCD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바현 모바라시에 위치한 파나소닉과 히다치 공장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또 5세대 이하 유리기판을 주로 생산하는 아사히글라스의 케이힌 공장도 큰 피해를 입어 중소형 LCD 공급망이 불안정해진 것이 원인이다. 특히 아사히글라스 제조공법의 특성상 반드시 필요한 연마(poliching) 후공정을 전담하는 구마모토의 공장 두 곳이 동북부에 위치해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됐다. 아사히글라스는 샤프와 도시바는 물론 CPT와 CMI 등 해외 중소형 LCD업체에 주로 유리기판을 공급해, 이들 업체로부터 패널을 공급받는 세트 업체들의 연쇄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니콘·캐논 등 현지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들의 피해로 저온폴리실리콘(LTPS) 및 AM OLED 라인 증설을 계획하고 있는 업체들의 설비 도입이 지연되는 피해도 예상됐다. 이 분야에서 노광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니콘의 경우 일부 수주 물량의 정상 출하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 이사는 “계획 정전에 의해 당분간 일본 업체들의 정상 조업이 힘들고, 물류 인프라 회복에도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중소형 LCD 및 AM OLED 패널의 공급 부족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