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으로 타격받은 일본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 라인을 조기 복구하고 있다. 전세계 반도체 시장 수급 상황에 일시적인 영향은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왔다.
31일 디지타임스·아사히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미쓰비시가스케미컬(MGC)은 후쿠시마현 BT 레진 공장을 당초 예상보다 빠른 오는 5월께면 정상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MGC는 반도체 부품의 핵심 재료인 BT 레진 시장에서 전세계 공급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최대 업체다. 앞서 MGC측은 이달초부터는 후쿠시마현 공장을 부분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대지진으로 BT 레진 공급이 심각한 차질을 빚으면서 전세계 반도체 수급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관측됐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도 일본 미호의 웨이퍼 라인을 오는 7월 중순부터는 양산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9월이면 정상적인 칩 출하가 가능한 셈이다. 아이주의 생산 라인은 이달 중순까지는 정상 가동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같은 생산 재개 일정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 여건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일본 지진 여파에도 불구하고 올해 반도체 시장에 낙관적인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인 VLSI리서치는 지난 1분기 견조한 시장 수요를 감안할 때 올 반도체 시장 성장률이 12.2%로 두자릿수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전망치 8.9%에 비하면 3.3% 포인트 가량 상향 조정된 셈이다. 실제 지난 1분기 반도체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하던 예년과 달리 11.6% 상승했고, 출하량도 14%까지 늘어났다는 추산이다.
한편 히타치는 이바라키현의 핵 발전 터빈 플랜트를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다. 일단 도쿄전력에 전력 복구용 설비를 공급하는데 주력할 계획이지만, 후쿠시마현 원전 사고로 향후 원자력 발전 설비 사업에는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