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TV 전문가 평가] 진행방법, 공정성에 주안점…화질 · 사용성 5개 등급 평가

[3DTV 전문가 평가] 진행방법, 공정성에 주안점…화질 · 사용성 5개 등급 평가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삼성전자-LG전자 3DTV 비교 조사 설계

<어떻게 평가했나>

 3DTV 비교 평가는 무엇보다 공정성을 확보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자칫 결과에 따른 시비가 생길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평가 목적도 단순히 삼성과 LG전자의 기술 방식을 비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체 3D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두 가지 방식에 대한 장·단점을 위한 단순한 비교 설문에 그치지 않고 평균 2시간 이상의 깊이 있는 인터뷰를 병행한 것도 여기에 있다.

 먼저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패널을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했다. 가급적 이해관계가 걸릴 수 있는 산업계 인사를 배제하고 학계와 콘텐츠 제작자 중심으로 자문위원을 엄선했다. 실제 현장에서 3D콘텐츠를 제작하고 영상에 대한 식견을 갖춘 영화감독, 콘텐츠 제작자, 미디어 전문가를 섭외했다. 학계 전문가도 주로 영상미디어와 사진 전공자 위주로 일반 소비자 보다는 깊이 있는 평가가 가능한 인물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평가는 크게 화질·사용성 평가·전체 3DTV 평가 등 크게 세 가지 항목으로 이뤄졌다. 제품에 따른 시비를 없애기 위해 유통업체와 협의해 소비자 선택 빈도가 높으면서 매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3DTV(삼성전자/UN46D7020XF, LG전자/47LW5700)를 직접 구입했다. 가급적 디스플레이 크기를 맞추려 했지만 모델이 없는 관계로 삼성은 46인치, LG는 47인치를 선택했다.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는 삼성은 ‘BD-C6900’모델을, LG는 ‘BX580’모델을 사용했다. 안경은 삼성은 셔터글라스 방식의 ‘SSG-3700CR’을, LG는 편광 방식의 ‘AG-F110’모델을 선택했다. 조사 기간은 3월 23일부터 25일까지였으며 조사전문기관에 의뢰해 별도 테스트 랩 환경을 갖추었다. 평가와 함께 일대일 인터뷰도 함께 이뤄졌다. 자문 위원당 평균 조사시간은 3시간 정도였다.

 화질에서는 선명도·명암비·휘도·계조·자연색 재현·채도·입체감 등 항목 별로 전반적인 화질을 평가했다. 전반적인 사용 편의성을 조사한 사용 평가에서는 시야각·깜박임·어지러움·화면 겹침·안경 착용감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화질과 사용성 평가는 우수(Excellent)·좋음(Good)·보통(Fair)·부족(Poor)·나쁨(Bad) 등 5개 항목으로 나눠서 이뤄졌다. 항목은 일반적으로 업체에서 자체 진행하는 평가 방법, 컨슈머 리포트 등 해외 평가 조사 방법 등을 참고해 최종적으로 전문가 자문을 거쳤다.

 1차로 진행한 설문 항목에서 정확한 데이터를 위해 두 단계 검증 과정을 병행했다. 첫 번째 단계는 수집된 자료가 정규 분포를 따르는지 확인하는 ‘정규성 검정(Shapiro-Wilk)’이다. 두 번째는 표본수가 적고 정규 분포를 따르지 않아 제품 속성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비모수 검정(Wilcoxon signed rank test)’이다. 비모수 검정 수치가 0.05보다 작으면 제품 우열이 확실하고, 반대로 평가 수치가 0.05보다 크다면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고 유추 해석했다. 마지막으로 종합적인 3DTV 평가에서는 3DTV 개선 사항, 제품 선택할 때 고려 사항, 삼성과 LG전자의 3DTV 방식 의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3DTV 발전 방향 등을 개별 인터뷰 형태로 진행했다.

 다른 비교 평가와 달리 이번 평가에서는 자료 수집 방법으로 기본 설문 이외에 ‘IDI’ 방식의 심도 인터뷰를 함께 진행해 조사 결과의 신뢰도를 높였다. IDI(In-Depth-Interview)는 담당 연구원이 전문가를 일대일로 설문하고 인터뷰하는 방법이다. 기본 설문 조사가 끝난 후 항목에 답변한 이유와 배경 등을 별도로 질문했다. 가령 A제품 화질 설문 항목에서 우수를 선택했다면, 혹은 나쁨을 선택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배경 설명하도록 했다. 이 밖에 제품 선입관을 없애기 위해 모든 제품은 블라인드 처리했으며 선·후 조사에 대한 인식차를 줄이기 위해 홀수 참석자는 A를, 짝수 참석자는 B식으로 조사해 먼저 혹은 나중에 실험 대상에 대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오더 이펙트(Order effect)’를 최소화했다.

 

 <자문위원 선정·평가 절차>

 전자신문에서는 ‘3DTV’ 평가를 위해 총 10명의 전문가를 섭외했다. 10명의 자문위원은 관련 분야의 의견을 취합해 두 차례에 걸쳐 선정했다. 먼저 언론과 산업계, 학계와 연구단체 등을 중심으로 50명 가량의 후보를 추전 받아 이 중에서 평가에 적합한 전문가를 추려냈다. 평가 목적이 단순히 기술 방식을 비교하고 우열을 가리는데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3D 전체 산업에 폭넓게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전문가로 구성했다. 단순히 일반인 평가가 아닌 관련 분야 전문가라는 점을 고려해 주로 영상·미디어·콘텐츠 분야로 한정했다.

 직접 현장에서 3D콘텐츠를 제작하는 전문가를 우선적으로 섭외했으며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산업계 전문가는 가급적 배제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3D분야에서 민감한 사안인 ‘휴먼 팩터’와 같이 3D영상이 실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언 받을 수 있는 전문가를 찾기가 힘들었다. 의료계에서 일부 이를 조사 중이지만 대부분이 아직은 공개할 수준은 아니라며 꺼려 아쉬움이 남았다.

 평가단은 조사 기간 동안(3월 23일~25일) 별도로 마련한 ‘테스트 연구소(랩)’를 방문해 평가와 함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평균 테스트와 인터뷰 시간은 3시간 정도였다. 테스트 룸에는 제품 브랜드와 모델을 가리고 2m정도 거리를 두고 편안한 환경에서 3DTV를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오해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초기 TV와 플레이어 세팅 값은 변경하지 않았으며 단지 TV는 영화 모드로 전환했다. 3D 타이틀은 KIST 김성규 박사의 자문을 얻어 대중적이며 쉽게 구할 수 있는 ‘슈퍼 배드’로 선택했다. 타이틀 중 입체감이 나타나는 13, 18챕터를 집중적으로 재생했다. 기본 30분 정도 시청 후 자문 위원의 요청에 따라 특정 장면과 챕터를 비교 반복할 수 있도록 했다. 자문 위원별로 편차가 있지만 평균 3D 시청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였다.

 거실에서 사용하는 TV환경이라는 점을 고려해 편안하게 소파에 앉아서 보는 것 뿐 아니라 소파에 기대거나(lean back), 눕거나 앉거나(lie down mode) 혹은 자유롭게 TV주변을 움직이도록 유도했다. 정면 뿐 아니라 측면, 근거리와 원거리 등 거리와 시야각에 따른 편차를 측정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 테스트 후 평균 1시간 이상의 심층 인터뷰를 진행해 설문 답변에 따른 배경과 근거 등을 조사했다.

 

 <화질 평가>

 3DTV 전문가 조사에서 화질 평가는 △선명도 △명암비 △휘도 △계조 △자연색 재현 △채도 △입체감 등 총 7개 항목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선명도는 TV 화면에 보여지는 영상이 얼마나 깨끗하고, 뚜렷한지 정도를 말한다. 영상 윤곽의 형태가 뚜렷하게 나타는 정도를 가리킨다. 전문가들은 화면의 산뜻함 또는 명암 경계부분의 명확도로 분석한다. 명암비는 TV 화면에 보여지는 영상의 가장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의 차이 정도를 의미한다. 명암비가 높을수록 화면 구분이 뚜렷하다. 가령 어두운 저녁에 흑인의 얼굴을 구분해 내는 정도를 말한다.

 휘도는 영상의 밝기를 의미한다.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등의 표시 화면으로부터 복사되는 빛의 밝기의 척도다. 계조는 TV화면에 보여지는 영상의 백색과 흑색 및 중간조의 회색으로 이뤄지는 농도의 정도를 의미한다. 영어로는 그라데이션(Gradation)이라고 말한다. 백색과 흑색만이 아니고 ‘백색-백색에 가까운 회색-회색-흑색에 가까운 회색-흑색’과 같이 여러 가지 농담의 정도를 표현한다.

 자연색 재현은 화면에 보여지는 영상이 자연색에 가까운 것으로 재현되는 정도를 의미한다. 채도는 영상의 색상이 맑고 탁한 정도, 순수한 정도, 색의 강약 정도를 의미한다. 입체감은 영상이 3차원의 공간적 부피를 가진 물체를 보는 것과 같이 느껴지는 정도를 의미한다

 

 <사용성 평가>

 이번 3DTV 전문가 평가에서 사용성 평가 속성은 5개 부문으로 이뤄졌다. 3DTV 시청할 때 느끼는 편리성과 눈의 피로도를 기준으로 △시야각 △화면 깜박임 △어지러움 △화면 겹침 △안경 착용감을 측정했다. 시야각은 ‘정상적인 화면을 볼 수 있는 최대한의 비스듬한 각도’를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시야각 평가를 위해 소파에 기대거나, 옆으로 눕는 상태, 소파 주변에서 움직이거나 일어서는 등 자유롭게 시청한 후 두 제품을 평가했다.

 화면 깜박임은 ‘3DTV 화면에 보여지는 영상을 보았을 때 흔들림, 떨림, 깜박임 등의 정도’를 의미한다. 이번 평가에서 전문가들은 깜박임이 덜한 정도를 측정했다. 어지러움은 ‘영상을 보면서 느껴지는 어지러움의 정도’를 측정했다. 전문가들은 두 제품을 교차해 시청하면서 어지러움이 덜한 정도를 기준으로 우열을 선택했다.

 화면 겹침은 ‘3DTV 화면에 보여지는 좌안 영상과 우안 영상이 겹쳐보이는 정도’를 의미한다. 크로스토크로 불리는 이 현상은 심할 경우 눈의 피로도를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중요한 평가 항목이다. 전문가들은 화면 겹침이 덜한 정도를 측정했다. 마지막으로 안경 착용감은 ‘3DTV 시청을 위한 별도의 안경을 착용했을 때의 느낌’으로 좋은 정도에 대해 평가했다.

 강병준기자·조광현 ETRC 리서치팀장,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