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보유자가 1000만명을 넘었다. 스마트폰은 현대인의 생활의 허브가 됐다. 모든 정보를 거기서 찾고 그것을 통해 교환한다. 그러나 스마트폰에 의해 주도되는 시장도 영원할 수 없다. 스마트폰은 결국 정보의 탐색, 교류 허브 이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이후의 시장은 무엇이 주도할 것인가?
그 답은 스마트센서에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인간사회의 정보기능은 두 가지 방향으로 수렴할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양의 다양한 자료를 빠르고 정확하게 송수신해주는 통신망의 발전이 그 하나요, 점점 작아지고 스마트해지는 단말기가 다른 발전의 축이 된다. 이는 마치 블랙홀의 응축이 팽창하는 우주를 견제함으로써 전체적인 평형을 이루는 것과도 같다.
어쨌든 이 두 가지 방향이 정보산업이 발전하는 축이 되기도 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우선적으로 해야 할까. 단말기 쪽이 성장 잠재력이 더 크다. 단말기는 민간 주도요, 통신은 정부기관 주도, 국제 표준, 협약 등의 제약이 따른다. 그리고 우리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을 통해 집적기술의 강국이 되어 있다는 점도 단말기 쪽을 지속적으로 돌파할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면 왜 센서인가?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 각종 재난, 질병, 전쟁, 폭력으로부터의 안전이다. 인류사회가 점점 글로벌해지고 개방됨에 따라 이런 불확실성과 사고의 규모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은 그저 미미하기만 하다.
가장 단단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라고 생각했던 일본이 지진과 쓰나미의 천재와 겹쳐 일어난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누출이라는 상황 앞에서 속수무책이 된 것은 우리 인류의 기술 문명이 얼마나 불안전하게 발전해왔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모든 사회와 국가는 여기에 최우선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다. 사회의 모든 중요 인프라, 즉 항만, 공항, 교량, 도로, 건물은 물론이고 자동차, 선박, 항공기 등에 피로나 충격감지 센서가 부착돼야 한다.
또 인체 내부로부터 오는 위험 즉, 각종 질병, 암, 기능 저하를 늦기 전에 감지하고 필요한 경우 약간의 약물이나 외과적 처치를 해줄 수 있는 기능을 작은 마이크로 단말기로 구현할 수 있다.
스마트센서는 우리의 교육, 연구, 사업의 기존 형태에 몇 가지 중요한 도전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첫째, 소프트웨어와 칩, 시스템 설계를 같이 해야 한다. 떠오르는 스마트센서 시장은 지지부진한 소프트웨어산업과 시스템반도체 산업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가 이미 경쟁력을 갖춘 CMOS 반도체 기술 위에 나노, 바이오, MEMS 등 여러 분야의 기술을 융합하고 시장 점유율과 브랜드를 가진 시스템 산업이 가세한다면 다른 어느 나라보다 이 희망의 언덕에 선착할 수 있다. 그러려면 대학의 커리큘럼이 대폭 바뀌어야 한다. 융합연구체계와 비즈니스 프로토콜도 바뀌어야 한다. 우선 소프트웨어, 시스템, 반도체가 같이 액세스하는 교육, 연구, 사업의 전체 플랫폼을 만들고 이 전체의 플랫폼을 이끌어가는 하나의 중심체계와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정부가 주도해 주어야 할 일이다. 나머지는 좋은 시나리오를 가진 민간의 기술과 자본의 몫이다.
경종민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 kyung@ee.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