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주택 두 가구를 한 필지에 짓는 ‘땅콩주택’이 인기다. 특히 부지만 마련된다면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을 가구당 3억원대에 지을 수 있다는 매력 덕분에 많은 이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네이버 검색창에는 ‘땅콩주택’ ‘땅콩집’ ‘땅콩주택타운하우스’ 등 관련 키워드 검색이 많다.
우리나라에 땅콩주택을 도입한 광장건축 이현욱 소장이 운영하는 블로그(blog.naver.com/geo3390)에는 25일 하루에만 1700명이 넘는 네티즌이 방문했고, 이 소장이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 ‘땅콩집 3억으로 한 달 만에 짓는다(cafe.naver.com/duplexhome)’도 가입 멤버가 1만7000명을 훌쩍 넘길 만큼 인기몰이를 했다.
건축 업계에서는 땅콩주택을 ‘듀플렉스홈(Duplex Home)’이라고 부른다. ‘북미식 목조주택’으로 주택의 소유를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새로운 개념이지만 미국이나 영국 등에는 이미 널리 보급된 주택 유형이다.
최근 출간된 ‘두 남자의 집 짓기’ 책에 나온 사례에 의하면 이 소장은 경기도 용인 동백지구의 한 필지에 친구와 함께 앞마당과 2층집, 다락방까지 갖춘 158㎡의 두 가구 주택을 지었다. 택지 226㎡의 구입비 3억6000만원까지 합해 총비용이 7억3350만원에 불과했다. 한 가구당 나눠보면 4억 미만에 2층 주택을 마련한 셈이다. 또 재료와 설계가 모두 규격화돼 있고 공장에서 재료를 만들어 조립식으로 시공하기 때문에 공기를 단축해 한 달만에 두 채의 주택을 지은 것도 특징이다.
땅콩주택이 기존 전원주택과 다른 점은 도시와 접근성을 높이고 한 필지를 더 세분화한 데 있다. 마당을 공유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 전원생활과 독립생활의 장점을 모두 즐기려는 실수요자들에게 인기다. 현재 계약자만 38명을 넘었다. 아파트 층간 소음 문제로 고민인 사람들에게도 전원주택보다 입지가 좋고 교통편이 마련된 수도권 택지지구 내에 짓는 땅콩주택이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웃과 한 필지를 공동소유하기 때문에 일반 단독주택과 달리 토지와 주택의 소유권 문제라든가 사생활 침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매도 시에도 공동 소유자의 동의를 얻어야 하니 지인과 관계가 계속 지속될지 여부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또 수도권 외곽 지역이므로 학군이 좋지 않고 제반 시설 등이 부족해 이사할 일이 생길 경우 환금성이 떨어지며 주택이 상대적으로 아파트보다 관리비가 많이 드니 기존 공동주택 생활을 하던 이라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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