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구온난화와 신흥 경제국의 수요 증가로 에너지 수급에 불균형이 생기며 에너지 산업과 환경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이에 따라 친환경 사업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함께 IT 부문에서 에너지 절감 문제가 이슈로 떠올랐다.
한국정보사회진흥원의 ‘IT를 통한 탄소배출 저감효과 보고서’는 2012년 국가 총탄소배출량 추정치의 8.4%를 IT 활용으로 감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스마트오피스를 통한 재택근무 및 원격영상회의, 원격진료, 원격교육은 이동 중 발생하는 유해물질을 줄여 환경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업의 그린IT 도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 할 수 있다.
인텔은 태양광 에너지 시스템을 설치해 3년 동안 1500만톤의 탄소배출량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절감했다. IBM은 그린 컴퓨팅 솔루션과 스마트그리드를 활용, 18년 동안 에너지 관련 지출비용 3억4300만달러를 절약했다. 이처럼 그린IT는 환경 보호와 기업의 에너지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으로 거듭났다.
앞으로 재택근무, 영상회의 등 방송통신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전력소비 및 탄소배출량 절감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제 기업은 그린IT 도입을 효율적인 결과로 이끌어 내기 위한 충분한 고민과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기업은 IT 비용 감축보다 IT 고효율화를 추구해야 한다. 가트너에 따르면 기업은 IT 비용에 대해 비교적 인색해, IT 투자 대신 구축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IT 부문에서 배출되는 탄소량 중 약 4분의 1은 제품 제작과정에서 발생하며 나머지는 IT 제품의 운영 과정에 발생한다는 사실에서 볼 때 IT 구축비용을 절감하기보다 저전력 고효율의 IT기기를 개발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손실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 될 것이다.
둘째, 그린IT에 있어 가장 먼저 고려할 사항은 보안이다. 그린IT와 보안이 연관성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보안은 그린IT를 위해 갖춰야 할 필수적인 요소이다. 클라우드와 가상화 서비스의 등장으로 정보의 집중화가 가속화되면서 악성코드의 감염과 정보유출은 기업 경영에 큰 타격을 주게 된다.
셋째, 명확한 목표와 전략이 없는 그린IT 적용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많은 기업은 비즈니스와 기업의 특성에 따라 그린IT의 전략과 적용 범위가 달라짐을 간과한다. 따라서 타 기업을 모방하거나 시장의 시류에 따라 그린IT를 적용하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그린IT 적용은 전시용 투자에 그쳐 실질적인 결실을 맺기 어렵다. 기업은 그린IT 적용에 앞서 전략과 적용범위, 그리고 우선순위에 대한 전사적 차원의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
가트너의 친환경 이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IT기업은 그린IT를 정작 어느 사업에 적용시켜야 할 지를 잘 모른다고 한다. 따라서 그린IT를 도입해도 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못해 본의 아니게 이를 상업적인 용도로만 사용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하지만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고객의 요구가 증가하는 만큼 향후 그린IT 투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홍보의 용도가 아닌 기업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제 기업은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관점에서 그린IT 신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앞으로 그린IT가 기업에게 새로운 경쟁력으로, 산업과 환경에는 성장의 촉매제로 기여하기를 기대해 본다.
오경수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 oks6012@lott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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