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노트북은 마치 첨단 복합기기의 경연장같다. DMB에 와이파이, 와이브로, 헤드셋, 프린터, 마우스, 스마트폰, 태블릿, 3G/4G모뎀, MP3플레이어, 디스플레이, 캠코더, 디지털 카메라 등등 온갖 전자제품과 어울어져 사용된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디스플레이나 전후방카메라, 3D 메모리 스택, 안테나,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 등 복잡하고 다양한 제품들이 얽혀 있다.
이러한 전자 제품간 호환이 가능한 핵심요소는 바로 고속신호전송용 인터페이스 기술이다.
디지털 제품의 융,복합화가 가속화하면서 고속신호전송용 인터페이스 기술 적용이 나날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경향으로 인해 제품 내 또는 제품 간 전기적인 충돌이나 사고도 꾸준히 발생한다. 일례로 차량 급발진 사고도 이 같은 전기적인 장치의 전자파 간섭(EMI)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할 만큼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되기도 한다.
제품의 신호품질 저하나 신호간섭, 전원 노이즈 증가, 그리고 이러한 문제로 인해 나타나는 EMI, 즉 전자파 간섭 등이 고속디지털시스템을 설계하는데 있어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중요요소가 됐다. 이 문제의 해결 없이는 제품의 품질 저하나 개발 기간의 증가, 그에 따른 비용 상승에 바로 봉착하기 때문이다.
KAIST 테라랩(지도 김정호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이 이러한 문제 해결에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신호나 전력의 무결성, 그리고 EMC와 같은 기술 연구가 랩의 핵심 테마다. 하이닉스반도체나 현대자동차는 물론 퀄컴이나 파나소닉 등 해외에서도 연구능력을 인정하고 있다.
테라랩은 초기 디지털시스템의 전자파 연구를 시작했다. 전자파를 발생시키는 고속 신호 및 전원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반도체, PCB, 커넥터, 케이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속디지털시스템을 개발해 왔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지난 2006년부터 4년간 국책과제를 통해 고성능 극소형 SiP (System-in-Package) 제품개발 및 집적기술을 연구했다. 2009년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100대 우수성과 과제로 선정됐다.
최근에는 TSV(실리콘관통전극)를 이용한 3차원 반도체에서의 신호품질 평가 및 개선 기술, 전원 노이즈 설계 기술, 3차원 반도체 집적 기술 및 평가 기술 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산학연구과제를 통해 개발한 연구성과는 주로 하이닉스 반도체에 기술이전했다.
올해 2월에는 3차원 반도체 연구 및 기술 성과 논문 3편이 국제 저널(IEEE) 특집호에 실렸다.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무선전력전송기술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2009년부터 연구개발을 시작해 지난해 타임지 선정 세계 50대 발명품에 들어간 온라인 전기버스에서의 전자파 차폐기술 및 전자장 설계도 이 테라랩이 담당했다.
향후에는 전기차를 연구하는 KAIST P3디지카연구센터의 전기자동차용 무선충전 시스템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테라랩은 자동차 분야뿐만 아니라 올해부터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휴대형 IT기기용 무선충전시스템 개발도 LS전선과 산학연구과제로 진행하고 있다.
김지성 연구교수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기들이 자동차에 적용되고 있고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자동차 전장분야에서도 신호의 고속화에 따른 전자파와 같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미래의 전기차뿐만 아니라 일반 자동차의 전장분야에 대한 기술연구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테라랩은 이미 현대모비스와 씨엔에스테크놀로지와 지능형 배터리센서 및 스마트 키와 같은 차량용 반도체의 패키지 개발 및 EMC 설계를 국책연구 과제로 진행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한국단자공업과는 수년간 고속신호용 고성능 제품개발을 진행해오고 있다.
테라랩은 유럽의 IMEC나 프라운호퍼 IZM과 같은 연구기관과 미국의 실리콘 이미지, 퀄컴, 일본의 파나소닉 등에 학생인턴을 파견, 관련 기술의 비전을 공유하고 필요한 기술 개발을 위해 지속적인 교류를 하고 있다.
박준서 연구교수는 “미국의 조지아텍과 일본의 교토 대학, 미국의 IBM 연구소, 대만의 타이완 국립대와 정기적인 기술 워크숍을 수년째 진행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