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스마트시민정당 모델 제안

[ET단상]스마트시민정당 모델 제안

 지난 4·27 보궐선거 이후 정치권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여당은 새로운 지도부 선출로 분위기를 쇄신하고, 야당도 새 인물 영입을 선언했다. 지금 변하지 않으면 내년에 실시되는 총선과 대선에서 참패를 당한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그러나 어디에서도 시민과의 소통을 통한 정치 움직임은 잡히질 않는다. 아직도 내부 경쟁에 몰입된 나머지 열린 구조의 정당으로 혁신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의 정치는 이미 국민과의 소통, 국민의 정치 참여, 국민에 의한 정책 결정 등에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는 스마트정치로 변모하고 있다. 국내 정치도 스마트정당을 표방하고, 이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당 홍보 앱 개발, 트위터 활용 등 신기술을 활용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즉, 스마트시민의 출현과 진화되고 있는 그들의 정치의식은 놓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시민이란 집합된 의사에 근거한 지혜와 덕성을 갖춘 시민으로서 따듯한 감성과 냉정함을 갖춘 분별있는 시민을 말한다. 그들은 상호 공존을 위한 연대와 실천의 가치를 존중하며, 보다 나은 미래를 하기 위해 공공정책 결정에 적극 참여한다. 이들은 집단지성을 통해 사회적 이슈의 정확한 본질과 명쾌한 해법을 찾고 이에 대한 적극적 의사표현으로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관철시키고자 한다. 소셜네트워크 공간에서 그들의 활동은 사회적 결속과 연대의 강화를 통해 정치체계에 투입됨으로써 새로운 정치공동체를 형성하거나, 최소한 기존 정당의 패러다임 전환을 요청할 것이다. 그리고 소셜네트워크 사회의 발전은 스마트시민의 증가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따라서 정당의 혁신 대안으로서 스마트시민정당을 제안한다. 스마트시민정당은 단순히 트위터를 개설하고 SNS에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차원에 머무는 개념이 아니라 스마트시민공동체와의 소통과 연계를 통한 효율적인 정당 운영의 구축을 본질로 한다. 아울러 소통 기반의 시민지향정책과 참여정치를 구현하고, 이는 수권정당으로서의 기반을 다지게 할 것이다. 스마트시민정당은 스마트시민공동체와는 구별된 것으로, 기존 정당이 시민을 위해 혁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시민과의 소통을 통한 국가와 시민의 연계, 스마트시민공동체와의 협업과 집단지성을 활용한 정책지향 정당의 구현, 모바일 커뮤니티를 통한 유권자 수요에의 순발력 있는 대응, 그리고 연계에 의한 공동체의식의 고취를 추구하는 정당인 것이다.

 이러한 스마트시민정당의 구현 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스마트시민공동체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스마트시민공동체를 통해 생산 및 유통되는 다양한 시민들의 지식정보를 정치시스템에 투입할 때 비로소 충실한 소통과 양질의 정책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당은 스마트시민공동체의 형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

 둘째, 스마트시민센터의 운영이다. 정당개혁 조치와 함께 2004년 지구당이 폐지됐지만, 여러 가지 준비 부족으로 지역 정치기능의 약화를 초래했다. 예산이나 제도적인 개선이 선행되어야 하나, 지역 정치기능의 부활이 요구된다. 스마트시민센터는 기존의 지구당을 혁신하는 개념으로 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주민복지센터나 스마트워크센터와 같은 기능을 담당하여 지역정치 기능을 부활하도록 전환하는 것이다. 스마트시민센터는 지역당의 간부나 관리자가 상주하는 곳이 아니라 시민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왕래하며 교류와 소통, 학습과 작업 등을 하는 시민의 장이다.

 셋째, 시민의 자유로운 소통공간으로서의 스마트시민정당 플랫폼의 구현이다. 시민은 스마트시민공동체와 스마트시민센터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이슈와 지역사회의 문제를 제기하고, 그 공간은 논의와 정제과정을 통해 현실적인 정책대안을 탄생시킨다. 이러한 이슈와 대안은 플랫폼을 통해 스마트시민정당에 투여되고 이는 정치과정에 의해 처리된다. 즉 플랫폼은 시민의 참여와 협업, 시민과의 소통과 공유 창구인 것이다.

 정당의 기능이 약화된 반면 스마트시민의 규모와 역할이 급신장하고 있는 지금, 한국 정당들이 정권을 (재)창출하고 시민과 함께하는 일류국가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도록 하는 스마트시민정당화를 통해 정당의 체질을 일신하는 길이 최선일 것이다.

 노규성 선문대 교수 ksnoh@etvil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