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첫 번째 시스템LSI 해외공장인 미국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공장을 다음주 가동한다. 첫 제품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제품을 출하한다. 양산품은 대부분 애플에 공급돼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사용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공장에 총 36억달러(약 4조원)를 투자해 시스템 LSI 라인을 구축한 삼성전자는 최근 공장 가동을 위한 마무리작업에 착수했다. 다음 주에 첫 시험판을 내놓고 본격적인 양산체제에 돌입한다.
AP 생산을 전량 삼성전자에 위탁해온 애플이 최근 특허 소송 등으로 대만의 TSMC 혹은 인텔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근접성이 뛰어난 미국 현지에 삼성전자의 시스템LSI 공장 가동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업계는 삼성과 애플의 밀월 관계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미국 오스틴 공장은 삼성전자가 해외에 설립한 유일한 반도체 공장으로 1996년 가동을 시작해 D램 메모리 반도체와 낸드플래시 등을 생산해 왔다. 지난 2009년 수익성 악화로 오스틴 공장에서 D램 생산을 중단했다.
이번 투자로 2개 라인 중 한개는 낸드플래시, 나머지는 시스템LSI 라인으로 전환해 앞으로는 시스템LSI와 낸드플래시를 제조한다. 오스틴 시스템 LSI 라인의 생산능력은 월 4만장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주부터 오스틴 공장에서 선보이는 모바일AP는 삼성전자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처음으로 양산에 들어가는 시스템LSI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증설 라인이 본격 가동되면 애플뿐만 아니라 다른 세트업체를 대상으로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해 대만의 TSMC, UAE의 글로벌파운드리 등 파운드리 전문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체 시스템LSI 사업과 파운드리 사업이 함께 상승세를 타면서 주문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다. 삼성은 오스틴 공장 가동으로 시장 지배력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 올해 삼성전자의 시스템LSI 매출 목표는 10조원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오스틴 공장에서 근무할 기술인력 300명을 확충하기로 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오스틴공장 근무인력은 2000여명에 달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추가 라인 확충은 지금 막바지 마무리단계여서 아직까지 가동에 들어가지는 않았으나 2분기 내에는 양산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