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농협 중앙회다. 19일 오전 4시간 가까이 전산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달 사상 초유의 전산장애를 일으켰던 농협이 과연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는지 의문을 들게 한다.
농협측은 일시적 과부하에 따른 채널중계 서버 문제이며 지난달 전산사고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정말 이러한 해명 그대로였으면 한다. 그렇지 않다면 농협은 안전이 생명력인 은행의 기능을 포기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채널중계 서버는 수신과 여신, 공제 등의 업무 거래를 연계하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핵심 시스템이 아무리 일시적일지라도 과부하로 인해 장애가 생긴다는 게 사실 이해되지 않는다.
농협의 전산 장애는 지난주에도 있었다. 지난 13일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작동이 전국적으로 몇 분간 중단되는 사고가 있었다. 일련의 사고는 그간 시스템을 모두 정상화했다는 농협의 주장에 흠집을 낸다.
농협 전산 장애는 물론 현대캐피탈, 리딩투자증권,한국전자금융의 최근 잇따른 고객정보 유출에 국민은 매우 불안해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결제원을 비롯한 5개사 금융보안 전문가와 함께 구성한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이달 말까지 40개 금융회사에 대한 보안실태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짧은 기간에 각 금융회사의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까. 더욱이 정보유출 피해 축소 의혹까지 나온 마당이다. 자칫 소나기 피하기 식의 형식적인 점검에 그칠 가능성을 국민은 우려한다.
몇 달이 걸려서라도 철저한 조사와 아울러 일벌백계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선 금융 보안 사고와 국민의 불신은 사라지지 않는다. 농협의 이날 전산 장애는 금융 감독 기관이 더욱 철저하게 조사하라는 경고의 메시지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