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공장 폭발사고 여파, 반도체 · 디스플레이 업계 이익 감소 예상

 애플 아이패드2를 생산하는 중국 폭스콘 공장의 폭발 사고로 아이패드2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국내 반도체 부품 업계도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번 사고로 아이패드2 생산 물량이 당초 계획보다 10~20% 가량 차질이 발생해 전 세계 배송이 늦춰지고 스마트패드 시장 규모도 크게 줄어들어 메모리와 부품 주요 공급업체인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의 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애플에 부품을 공급중인 업체들은 팹이 아닌 조립공장 화재여서 일주일 정도면 재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추정, 생각보다 피해가 미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와 증권 분석가들은 지난 20일 폭스콘 테크놀로지의 중국 청두 A5공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공장 가동이 중단돼 아이패드2 판매량이 최소 150만대에서 최대 500만대 가량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청두 공장의 생산 중단으로 분기당 150만대의 생산능력이 손실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영향으로 올해 아이패드2 판매량이 3500만대 규모에서 3000만대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삼성전자 갤럭시탭 등 경쟁제품 판매가 200만대 가량 증가할 것을 고려할 경우, 올해 스마트패드 시장은 약 300만대 가량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에 미칠 악영향은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D램 시장은 0.05%, 플래시는 0.5% 가량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주요 공급업체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210억원(D램 30억원·플래시 180억원), 하이닉스는 50억원(D램 10억원·플래시 40억원) 가량 이익이 축소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기존 영업이익에 각각 0.1%, 0.2%에 해당되는 수치다.

 반면, 삼성전자는 갤럭시탭의 판매 증가에 따른 효과로 반도체 부문의 이익 축소를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 김장열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갤럭시탭 판매 증가에 따른 2000억원 영업이익 발생, 전체적으로 1% 수준의 이익증가가 기대되며 반도체 등 여파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이닉스의 실제 이익감소는 0.3% 수준으로 예상되며 근본적인 수요부진이 아닌 돌발적이슈라는 점에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고로 생산에 차질을 빗는 아이패드2 물량은 LG디스플레이의 현재 공급물량 기준으로 약 한 달치에 해당한다”며 “아이패드의 완제품 생산이 일시적으로 줄어들지만 공장 가동이 한 두 달 내에 가능하거나 다른 공장에서의 생산 증가가 가능하다면 하반기 성수기 대비 부품수요 증가는 여전히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일주일 정도면 다시 재가동이 가능한 미미한 피해로 알고 있다”며 “애플로부터 부품 공급을 늦춰달라는 얘기는 전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애플은 현지시각으로 주말에 사건이 발생한 만큼 23일(현지시각)에 보다 정확한 피해규모와 향후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