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D 반도체 생산을 위한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양산 체제 돌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인텔이 3D 반도체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하자 삼성전자도 자체 특허 등 관련 기술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한 단계 나아가 이미 양산 기술까지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삼성전자가 인텔의 3D 기술 도입을 통한 관련 시장 진출을 상당기간 대비해온 것으로 풀이했다.
26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 시스템LSI 부문은 3D 반도체 공정기술을 다수 확보한 것뿐만 아니라 양산으로 위한 시스템 구축도 끝낸 상태”라며 “현재는 양산 돌입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양산에 들어가는 시점은 인텔에서 3D 반도체 공정기술을 처음 적용한다고 밝힌 차기 칩 ‘아이비브리지(Ivy Bridge)’ 생산 시기와 맞물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인텔 간 3D 반도체 공정기술을 적용한 칩 생산 경쟁은 연내에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3D 반도체 공정기술은 인텔에서 발표한 3D 반도체 기술인 ‘트라이게이트(tri-gate)’ 기술과 기본적인 이론은 동일하지만 형태가 정반대로 구성돼 있어 향후 특허권 침해 논란은 발생하지 않을 것을 전망이다.
인텔 트라이게이트 기술은 게이트를 서브 실리콘 위로 돌출시킨 3D 구조로 형성, 3개 면으로 전류를 보내는 방식이다. 반면에 삼성전자의 3D 공정기술은 인텔 기술과 반대로 게이트를 아래로 함몰시켜 전류 통로를 만든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6년부터 이 기술을 50나노 1기가 D램에 적용하고 있어 3D 채널 방식의 칩 생산에 대한 노하우는 인텔보다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3D 공정 기술은 20나노급에 적용할 수 있어 모바일AP의 미세공정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전문가는 “시스템LSI가 메모리 생산과는 큰 차이가 있지만 3D 기술 적용에는 기본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에 양산 돌입에는 큰 걸림돌이 없다”며 “가장 중요한 제품 성능은 제품이 출시된 이후에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D 반도체 공정 기술은 확보됐지만 모바일AP 제품들은 현재 고객이 요구하는 수준에 맞춰 충분히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곧바로 적용할 필요성은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양산 시기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신규 수요가 크게 발생하는 등 새로운 외부 변수가 생길 경우에 적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