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사슬관리(SCM)는 제품의 생산에서 유통, 원자재에서 최종소비자에 이르는 모든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는 경영기법이다. 국내에는 SCM이 1990년경 최초로 소개됐지만 2005년을 전후로 그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현재 국내에서는 일부 대기업 및 제조업체의 20%정도에만 적용 중이며 성공 사례로 꼽을만한 기업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최근에 화두가 되고 있는 동반성장은 결국 공급자(중소기업)와 수요자(대기업) 간 관계에서 기인하고 있기에 SCM 최적화와 그 의미를 같이한다. 그러나 국내 SCM의 사례를 보면, 공급자가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SCM 최적화를 이뤘다고 하지만 결국은 공급 사슬의 마지막에 위치한 최종 수요자, 즉 대기업 내부의 최적화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공급사슬 중 일부만을 최적화할 경우, 그 앞 단계에서의 최적화는 더욱 힘들어지고 이는 결국 재고, 납기, 원가 등의 부담을 공급자가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SCM 최적화의 관점에서 동반성장의 핵심은 정보 공유다. 수요자가 생각하는 아주 작은 정보, 혹은 중요한 정보들이 공급자에게는 재고 및 납기 단축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수요자가 자신의 재고 정보 혹은 판매 정보를 공급자에게 제공할 경우, 공급자의 재고가 감소한다는 연구사례도 있다.
동반성장을 위해 대다수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지원, 금융지원 등을 주요 내용으로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공급사슬의 관점에서 시장에 맞게 최적화된 공급 네트워크를 대기업 내부가 아닌 전체 공급업체 관점에서 구축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물론 이러한 공급 네트워크는 공급 사슬 내의 모든 구성원과 함께 구축해야 한다. 혼다 자동차 미국 법인의 경우 “혼다 경쟁력의 70%는 협력업체에서 기인한다”고 했다.
국내 대기업도 원가압박 및 거점 정책으로 인해 저비용국가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등 공급사슬은 점점 더 글로벌화되고 규모는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협력업체를 외면한 SCM 최적화는 전체 공급사슬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며 시장의 작은 변동에도 쉽게 끊어져 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윤성후 네오플럭스 수석컨설턴트
(seonghoo.yoon@neoplu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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