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내수 활성화 빠진 바이오헬스 육성 정책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가 2일 발표한 바이오헬스융합산업 육성 정책은 한마디로 국내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이 분야에도 이른바 ‘한류‘를 일으켜보겠다는 구상이다. 맞춤형 바이오 의약 성공 모델을 만들기 위해 심사기준의 완화와 인력 확충, 개발 지원, 벤처기업 상장 요건 특례 완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IT융합병원을 수출 전략 상품으로 개발하고 해외 진출 투자펀드 조성과 공적 금융기관의 지원 확대도 추진키로 했다.

 방향 자체는 나무랄 데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뭔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척박한 국내 중소 벤처기업의 현실과 침체한 내수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과 해법 제시 없이 장밋빛 미래만 있기 때문이다.

 자본력이 풍부한 대기업은 원천 기술이 없더라도 언제든지 기존 업체를 인수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반면 중소기업들은 원천 기술 개발과 신 시장 창출에 길게는 10년 가까이 애써 왔지만 제자리걸음이다. 기대한 내수 시장이 열리지 않아 투자 여력이 없고 추가 투자는 더욱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u헬스케어 기업들은 원격 진료를 금지한 의료법 개정이 늦어지면서 내수 시장을 거의 포기한 상태다. 정부 육성 정책엔 개선책이 언급조차 안됐다. 바이오의약 벤처들은 지속적인 적자 속에 더 이상의 투자가 어려워졌다. 대기업과 기존 제약회사의 인수합병(M&A)이 좋은 해법이나 정부의 육성 정책은 자금 조달 여건 조성과 상장 유지요건 특례 완화에 집중됐다.

 미래기획위는 현 정권 임기 내 추진을 목표로 조기에 성과를 낼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성공 모델을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할 일이다. 그렇지만 조금 더딜지라도 실질적인 효과가 큰 생태계 조성은 더욱 중요하다. 미래기획위의 정책엔 이게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