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유리기판 시장, 일본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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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CD용 유리기판 시장에서 아사히글라스와 NEG 등 일본기업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국내 유일의 유리기판 업체인 삼성코닝정밀소재의 점유율은 하락했다. 세계 1, 2위 LCD 업체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유리기판 구매선을 일본 업체로 다변화하고 있는 데다가 8세대 이후 투자가 보류되면서 삼성코닝정밀소재의 경쟁력이 발휘되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의 LCD 유리기판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코닝정밀소재는 지난해 4분기 2216만㎡의 유리기판을 출하해 28%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출하면적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5%, 점유율은 4.9%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이에 반해 삼성코닝정밀소재의 최대 경쟁 업체인 아사히글라스와 NEG의 출하량은 크게 늘어났다. 아사히글라스의 경우 지난해 4분기 2049만㎡의 유리기판을 출하, 1년 전(1763만㎡)보다 16.2%나 성장했다. 특히 시장 점유율도 25.8%를 기록, 삼성코닝정밀소재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NEG는 같은 기간 1751만㎡의 유리기판을 출하, 전년(1294만㎡)보다 35.3%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점유율은 22.1%를 기록, 1년 전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또 다른 일본 업체인 아반스트레이트도 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 일본 유리기판 업체들의 전체 시장점유율은 52.9%를 기록했다. 특히 일본 유리기판 업체들은 지난해 1분기 이후 4분기 연속으로 과반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일본 업체들의 성장은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일본 기판 구매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후공정 합작 관계인 NEG의 유리기판 비중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NEG는 지난해 4분기 LG디스플레이 유리기판 구매량의 40%를 공급, 38%에 그친 삼성코닝정밀소재를 제치고 사상 처음 1위 공급자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도 삼성코닝정밀소재 유리기판을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비중은 80%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코닝정밀소재는 그동안 대형화를 주도해온 국내 LCD 기업들과 보조를 맞춰 세계 최대 크기의 LCD 기판을 적기에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에 공급하면서 성장세를 이어왔다. 국내 LCD기업이 일본과 대만기업과의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삼성코닝정밀소재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최근 국내 LCD기업들이 5년간 8세대 투자에 머무르는 사이 일본 유리기업들이 기술을 확보하고 공격적인 영업정책을 펼쳐, 정밀소재의 시장 점유율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코닝정밀소재 유리기판의 성능과 신뢰성이 여전히 업계 최고 수준이지만, 일본 업체들이 국내 투자를 확대하고 공세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며 “삼성코닝정밀소재는 중국 시장 진출 등 신성장동력 발굴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