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000억원대 벽에 부딪혀 성장발판 마련에 고전하고 있는 국내 시스템 반도체 업체들이 매출 1조원대 고지를 넘어서 글로벌 선두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전문화된 인력 양성 △성장 전략 마련 △협업 모델 구축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자신문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최근 개최한 좌담회에서 김달수 티엘아이 사장은 “3000억원 매출은 아이템만 잘 선정해도 가능하지만 1조원 이상의 매출은 인력, 인프라, 문화가 모두 바뀌어야 가능하다”며 “특히 인력양성이 가장 핵심과제”라고 지적했다.
김광현 삼성전자 시스템LSI 부사장은 “1조원 이상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옴니비전의 후면조사방식(BSI) 기술처럼 차별화된 원천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며 “대만 기업들처럼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방법과 M&A를 통해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는 방식 등을 국내 기업들이 주목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학계와 업계 전문가, 정부 관계자 등 국내 최고 권위자들이 대거 참여한 이번 좌담회에서는 전문 인력 양상이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혔다.
시스템 반도체 관련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이를 메울 파격적인 지원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포괄적인 시스템 설계가 가능한 ‘아키텍처 디자이너’ 양성에 힘을 쏟아야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이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 우선 육성에 밀려 뒤늦게 출발한 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이 어느정도 기초 체력을 이미 다졌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낙관론에는 대부분 동의했다.
유수근 지식경제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은 “시스템 반도체 산업이 앞선 대만에 비해 국내 기업들이 뒤늦게 시작한 것이 약점”이라며 “인력이나 자금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지만 이제부터 역량을 집중한다면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