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매각 작업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옛 주인인 현대가(家)의 참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단순한 인수합병(M&A) 이상의 관심을 모았다.
하이닉스 주주협의회(채권단)는 이르면 이달 말 매각 공고를 내고 내달 초 인수의향서(LOI)를 받을 예정이다. 매각 방식은 구주 인수와 아울러 신주를 발행하는 게 유력하다. 인수자로선 부담을 덜 수 있다. 또 하이닉스에게 투자 여력을 생기게 한다. 채권단은 매각 대금을 고스란히 회수할 수 있는 구주 인수를 선호함에도 불구 신주 발행을 포함해 그만큼 빨리 매각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현대중공업은 추후 확정시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혀 인수전 참여 가능성이 높다.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는 태양광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있다. 단순한 옛 현대그룹 복원 이상의 실리가 있다. SK는 별다른 수출 제조업이 없는 그룹의 약점과 칩 기술 확보 차원에서 인수 후보자 물망에 올랐다. LG는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 전자제품과 태양광 사업의 시너지 효과가 높아 여전히 후보자로 거론된다. 모두 재무구조가 탄탄한 대기업들로 인수 자격은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누가 되더라도 대형 투자가 절실한 하이닉스에 실질적인 도움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경쟁이 벌어지면 매각 가능성이 높아지만, 신주 발행보다 구주 인수가 우선시될 것이다. 채권단은 아무래도 구주를 더 많이 인수하겠다는 후보자를 낙점할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의 입장을 이해한다. 하지만 이왕 양보하는 김에 구주 인수에 너무 집착하지 않았으면 한다. 시일은 걸리겠지만 채권을 더 많이 회수할 길은 분명 있다. 신주 발행으로 재투자를 해 하이닉스의 가치를 더 높이는 것은 그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