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LED 업계, 해외 선두권 업체들과 특허 맞불 공세…한국 견제 돌파

 국내 주요 발광다이오드(LED) 업체들이 해외 선두권 업체들의 특허 공세를 맞불 전략으로 정면 돌파하고 있다. 일본 대지진 이후 원전 가동률 감소에 따라 일본·유럽 등지를 중심으로 LED 조명 시장이 급속히 개화하자 최근 해외 LED 업체들은 시장 선점에 나선 한국을 집중 견제하려는 움직임이었다. 국내 업계는 올해 말 일본 니치아의 백색 LED 특허 종료를 앞두고 조명 시장에서 기선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태세다.

 삼성LED(대표 김재권)는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에 오스람코리아 등을 상대로 특허침해 금지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6일 오스람이 삼성을 상대로 미국과 독일에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한 4일 만의 즉각적인 반격이다.

 삼성LED는 오스람이 LED조명용 렌즈, 고출력 칩구조 등 자사 8건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오스람 제품을 판매하는 바른전자, 다보산전 등도 함께 제소했다.

 삼성LED는 이에 앞서 지난 3월 중순 우리나라 특허심판원에 오스람의 화이트 컨버전 특허에 대해 무효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이트 컨버전 특허란 LED의 청색을 백색으로 전환하는 기술로, 오스람이 최근 각각 독일과 미국에서 삼성·LG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삼성LED는 이 특허가 지난 2월 유럽연합(EU)에서 이미 무효 판결난 것을 확인, 국내 승소를 자신하고 있다.

 삼성LED IP법무팀장 박준성 상무는 "오스람이 제기한 특허 침해 주장을 무력화할 수 있고 오스람이 삼성의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증거를 확보한 만큼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진그룹 계열 LED 조명 업체인 루미리치(대표 김하철)는 전 세계 LED 선두 업체이자 특허 공룡인 일본 니치아를 상대로 특허 싸움에 나섰다. 니치아는 지난달 자국 내 유통 업체인 코요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조명 공급 업체인 루미리치가 자사 백색 LED 특허를 침해했다며 도쿄지방법원에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루미리치는 니치아의 특허가 이미 자국 내에서도 사실상 효력을 상실한 만큼 이르면 다음 달 예정된 판결에서 승소를 자신하고 있다. 루미리치 관계자는 “이번 판결 뒤에는 오히려 우리가 니치아를 상대로 특허 침해와 관련한 역공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필립스는 지난 4월 서울반도체가 자회사 필립스루미레즈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서울반도체도 즉각 한국과 독일법원에 각각 맞소송을 제기하며 강력 대응에 나섰다. 서울반도체는 세계적으로 보유한 6000여개 특허를 활용해 이번 특허 공방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태세다.

 이처럼 최근 가열되고 있는 국내외 LED 업체들 간 특허 공방은 조명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 싸움 성격이 짙다. LCD 백라이트유닛(BLU)용 LED 시장을 석권한 한국 업체들이 해외 조명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서자 이를 견제하려는 것이다. 해외 업체들의 LED 특허 장벽이 갈수록 낮아지고 국내 업계도 그동안 다수 특허를 축적한 만큼 특허 분쟁에서 더 이상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