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 사막화 방지 IT업체도 동참해야

 중앙아시아 고원지대 북방에 위치한 내륙 국가. 인구 256만명에 크기 한반도의 7.4배. 연평균 강우량 우리나라(1200㎜)의 5분의 1(250㎜) 수준.

 바로 몽골이다. 유라시아 대륙을 휩쓴 알렉산더 대왕보다 4배나 넓은 영토를 지배했던, 역사상 최고의 정복자 칭기즈칸의 나라 몽골이 지금 심각한 사막화로 신음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몽골은 국토의 90%에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 30년 동안 목초지 6만9000㎦가 사라졌고 식물 종의 75%가 멸종됐다고 한다. 몽골 사막화의 원인은 경제난에 따른 무분별한 벌목과 방목, 수차례의 대형 산불, 여기에 척박한 토양 관리와 물 관리가 겹친 자연재해와 인재의 합작품이다.

 몽골의 사막화는 단순히 몽골에만그치지 않는 전 지구적 문제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 몽골에 사막화가 진행되면 지표면의 태양에너지 반사율이 증가하고 지표면이 냉각되면서 온도가 낮아진다. 차가워진 지표면에는 건조한 하강기류가 형성되고 강우량이 감소해 토양의 수분이 적어져 사막화가 가속화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사막화는 필연적으로 황사를 부른다. 우리나라는 매년 봄 황사로 인한 피해가 약 7조원에 이른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황사 분진으로 인한 제품 불량률 증가로 이어져 이를 막기 위한 공기정화시설은 원가 상승을 불러온다. 또 마그네틱 드럼 테이프 등 전자기기와 광학기기의 불량률 상승의 원인이기도 하다. 조선과 자동차 산업의 도장에 직접 피해를 주고 항공기 운항을 방해해 물류비 상승을 가져온다.

 이제 기업들도 몽골의 사막화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됐다. 대한항공은 2004년부터 7년째 바가노르 지역에 나무 4만6000그루를 심는 대한항공 숲 조성 사업에 나서고 있고 유한킴벌리와 우리금융그룹 등도 조림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중국 내몽골 쿤산타크 사막의 차칸노르 지역에서 초원을 되살리기 위한 환경 프로젝트인 ‘현대 그린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기업 대성그룹은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동남쪽으로 50km가량 떨어진 초원지대에서 ‘그린 친환경 에너지 공원(GEEP:Green Eco Energy Park)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삼성 본사는 한중 문화청소년 미래숲센터와 중국 국가민족사무위원회 공동 주관으로 내몽골 지역에서 한중 우의림(友誼林) 행사를 통해 황사와 사막화를 방지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오는 17일은 UN이 정한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이다. 1990년 시장경제체제 도입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다고는 하나 몽골은 아직도 1차산업 의존율이 높은 국가다. 자체적으로 사막화 방지에 나설 형편이 안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말 삼성전자가 아마존환경보전재단을 후원하며 ‘지구의 허파’ 살리기에 나선 것은 글로벌 사회공헌의 좋은 사례다.

 이제 국내 주요 IT 업체들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의미로 몽골 사막화를 막기 위한 노력에 적극 동참할 때다. 산업화가 몰고 온 자연재해인 사막화는 한 국가나 기업의 문제를 넘어선 지구촌 시민 모두의 문제기 때문이다.

 홍승모 전자산업부 부국장sm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