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자상거래 `규제 회색지대` 없애야

 공정거래위원회가 연 12조원대로 성장한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 피해’에 적극 대처하기로 했다. 특히 통신판매중개자의 책임을 강화한다. 단순 중개업자임을 내세워 이용자의 재산상 손해에 대해 발뺌하지 못하게 연대배상책임의무를 부과할 계획이다.

 최근 각광 받는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불공정행위도 돋우어 본다. 청약 철회를 방해하거나 기만적으로 소비자를 유인하지 못하게 할 방침이다. 지난 5월 기준으로 500개를 넘어선 소셜커머스 관련 사업자 간 경쟁이 과열된 나머지 특정 재화·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다른 사업자와 계약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도 규제 대상이다.

 공정위가 새 유형의 전자상거래 규제 강화를 서두르면서 통신 분야 전문규제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움직임도 바빠질 전망이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과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등을 내세워 새 유형의 전자상거래를 직접 규제하는 공정위와 달리 방통위에는 마땅히 적용할 법령이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이용하더라도 통신사업자가 아닌 단순 중개업자라면 ‘전기통신사업법’이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호호 등에 관한 법률’로 규제할 근거가 없다.

 방통위는 새 유형의 전자상거래 시장이 형성·성장하는 과정에서 불거질 부작용에 주목할 태세다. 사후적 이용자 피해에 대응할 규제 방안을 찾기로 했다. 정책적·사전적 규제 근거가 없는 것의 현실적 대안이다.

 지금은 새 유형의 전자상거래를 둘러싼 이도 저도 아닌 ‘규제 회색지대’를 없애는 게 중요하다. 늦어질수록 소비자 피해가 는다. 시장과 산업 토양도 오염된다. 다만 과도한 이중 규제에 따른 시장 혼선을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