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도 스팸 청정지대 아니다

카카오톡도 스팸 청정지대 아니다

 직장인 박모씨(35)는 지난 주말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하다 깜짝 놀랐다. 카카오 명의로 초고속인터넷 광고 문자가 날아왔기 때문이다. 발신자가 ‘kakao’로 돼 있어 카카오톡이 광고를 허용한 것으로 착각한 것.

 

 1400만명이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 스팸이 나타났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약 1주일 전부터 카카오톡을 통해 초고속인터넷이나 내비게이션 등을 광고하는 스팸 문자들이 나돌고 있다.

 이들 스팸 문자는 ‘kakao’ 명의로 ‘초고속 인터넷 가입, 현금 56만원’ 등의 광고 문자를 무작위로 보내 사용자들이 마치 카카오 본사에서 발송한 메시지인 것처럼 현혹한다. 지금까지 카카오톡에서 그룹 채팅 형태로 광고 메시지를 보내거나 다수의 사용자를 대화방에 무작위로 초청하는 ‘카톡 폭탄’ 등의 오용 사례는 있었지만 카카오톡 메시지를 이용한 스팸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스패머들이 유출된 휴대폰 번호 등을 입수했거나 아이디를 랜덤으로 설정해 기계적으로 메시지를 발송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톡은 전화번호 기반 모바일 메신저로 서로 휴대폰에 전화번호가 저장돼 있으면 친구로 등록되지만, 상대방 전화번호만 알면 메시지를 발송할 수는 있다.

 사용자들은 지인들 사이의 메신저로 애용하던 카카오톡에 스팸 메시지가 나타난 것에 대해 씁쓸해 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톡은 휴대폰 문자메시지와 비슷하면서도 친구들 사이의 친밀한 관계를 전제로 하는 서비스라 스팸에 대한 우려와 거부감이 더욱 크다.

 박용후 카카오 이사는 “약 1주일 전부터 스팸 광고 메시지를 무작위로 대량 발송하는 사람들이 나타나 발견하는대로 계정을 영구 차단하고 있다”며 “사용자들이 스팸으로 불편을 겪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