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제완의 퓨처 인터넷’ 후속으로 김귀남 페어차일드반도체 전무의 ‘세일즈 2.0’을 새로 연재합니다. 김 전무는 삼성물산을 거쳐 BSI코리아 부사장, 영국 프런티어 실리콘 한국대표를 지냈으며 지금은 페이차일드반도체에서 국내 영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IT 영업에 25년 넘게 몸담아온 정통 IT 영업맨입니다. 전문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영업 노하우와 방법을 소개하면서 ‘세일즈의 달인’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세일즈 2.0에서는 미래 세일즈 트렌드, 변화하는 시장, 세일즈 노하우와 고객 관리 방법 등을 생생한 목소리로 전합니다. 세일즈2.0 전문가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1)고객 그리고 세일즈의 미래
요즘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자고 나면 새로운 서비스와 제품이 출시되고 이에 맞춰 제품 개발, 구매, 물류 등 모든 기능이 시대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 경영에서 제일 중요한 세일즈는 아직도 변하지 않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다행스럽게 최근에 세일즈2.0, 솔루션 셀링 등 새로운 용어가 소개되면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바야흐로 ‘세일즈2.0시대’인 것이다.
웹2.0 이라는 말은 많이 들었겠지만 세일즈2.0은 좀 생소하다. 세일즈2.0은 지금의 세일즈 형태인 세일즈1.0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세일즈2.0이라는 용어는 Seley&Holloway의 2009년 책자 ‘Sales 2.0’에서 소개되었고 이미 오라클 등은 이를 채택해 성공한 케이스로 소개되고 있다.
배경부터 설명하면 세일즈 환경의 변화 즉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고객방문을 통한 상담에서 전화, 이메일, 인터넷, SMS, 페이스북, 트위터 등으로 엄청나게 진화 중이다. 반면에 세일즈 방식은 아직 변화에 완전하게 적응을 못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진화 속에서 세일즈 역할 재정립이 세일즈2.0이라고 보면 된다.
인터넷과 소통 채널의 진화로 거래업체는 세일즈맨을 통하지 않고도 모든 제품에 대한 정보를 웹사이트, 가격 비교와 성능 비교 사이트, B2B사이트에서 실시간으로 얻는다. 과거 1.0시대에서 고객과 회사의 가교 역할을 하던 세일즈맨의 주요 역할이 미디어 발달로 크게 준 것이다. 이제 세일즈는 제대로 준비 하지 않는다면 거래처 구매 담당보다 정보가 부족할 수 있다.
21세기 세일즈맨은 즉 세일즈2.0은 어떻게 변해야 할 것인가. 세일즈1.0은 직관에 근거하고 거래처과 인맥 관계를 가장 중시한다. 우수 세일즈맨의 조건은 말 잘하고, 성격 좋고, 술 잘 먹고, 아는 사람 많은 외향적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좋은 인맥 관계를 유지하며 가격만 된다면 얼마든지 판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로 현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그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언제나 가격이었다.
세일즈2.0시대는 너무나도 많은 신제품이 쏟아져 나온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제품들.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스마트TV, 태양광, 스마트 미터링 등. 제품 개발, 생산, 판매의 과거 데이터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이들 상품을 따라 잡기 위해 거래업체는 엄청난 도전에 직면한다. 여기에 구매 조직과 절차 역시 점차 복잡해지면서 단순히 인맥과 안면만을 가지고는 판매에 성공하기 힘들어졌다. 이전에는 구매절차가 간단하고 주먹구구로 결정이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 했다. 하지만 이제는 구매부서는 물론 부품을 승인해주는 부서, 표준화 부서, 개발 부서 등 많은 조직이 구매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세일즈1.0의 단순한 인맥 관계 세일즈로는 거래에 성공할 수 없다.
세일즈는 복잡해진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거래업체가 지금 무엇을 고민하고 앞으로 어떤 문제가 생길 것인지를 파악하고 자사에서 어떤 솔루션으로 거래업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지를 연구하고 관련 부서를 설득해 새로운 솔루션 개발을 주도해야 한다. 무작정 현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보다 거래업체와 미팅을 위한 사전 준비에 많은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낼 수밖에 없게 되었다.
세일즈2.0에서 세일즈맨은 자기가 속한 산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물론 거래업체 문제를 꿰뚫고 있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컨설턴트가 되어야 한다. 솔루션을 위해 필요한 모든 관련 부서를 움직일 수 있는 설득력과 신뢰를 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어려운 주문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노력의 결과로 어느 순간 세일즈2.0 문턱을 넘어 3.0으로 향할 수 있다. 세일즈1.0 시대 세일즈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든지 아니면 은퇴해야 할 시점이다. 나 역시 1.0시대 사람이지만 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세일즈1.0시대에 요구된 덕목이 2.0시대에 불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단, 1.0시대에 비해 더욱 스마트해져야 하고 멀티 태스킹이 가능하며 거래업체에게 자문을 해줄 수 있을 정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그래야 고객이 여러분과 만남을 항상 기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페어차일드 전무
kn.kim@fairchildsem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