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플래시 팹리스 시대를 연다.’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에 자리한 아토솔루션(대표 박찬웅)은 국내에서 몇 안되는 메모리 분야 팹리스 기업이다. 지난 2007년 10월에 창업, 디지털카메라용 MCP(Multi-Chip Package) 중심의 메모리 팹리스 사업으로 아성을 쌓아왔다. MCP는 낸드플래시와 노어플래시, S램, SD램 등 여러 종류의 반도체 소자를 다이상태로 결합해 하나의 패키지에 집어 넣은 제품이다.
이 회사는 메모리 팹리스 사업의 성공사례를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창업 후 2개월도 안돼 시작한 첫 사업연도에 1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구축한 것. 실제 이 회사는 첫 사업연도인 2008년 136억원, 2009년에 20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7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창업 3년차의 신생 벤처가 받아든 성적표치고는 매우 화려하다.
박찬웅 사장은 “LG반도체에서 플래시메모리 설계 엔지니어로 시작해 하이닉스에서 영업과 마케팅 업무를 했고, 하이닉스 퇴사 후에는 반도체 유통사에 근무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쌓아왔다”며 “운좋게 창업 초기에 대만 폭스콘의 물량이 터져주면서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성공의 이면에는 이 회사만의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력이 자리하고 있다. 대형 반도체 업체들은 꺼리는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 삼성전자 등 대형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웨이퍼를 사다가 패키지로 가공, 소량주문까지도 소화하는 형태다. 물론 반도체 설계와 테스트 등 품질관리 서비스도 병행한다. 이는 아토솔루션이 처음으로 선보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를 바탕으로 아토솔루션은 지난해 중기청으로부터 디지털카메라용 POP 개발과제를 따냈고, 경기도 유망중소기업 및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월드클래스 추진기업에 선정됐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4월 지식경제부로부터 글로벌 IT CEO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낸드플래시 설계기술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이를 활용해 자체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도 추진 중이다. 연내 출시를 목표로 국내 반도체 기업의 도움을 받아 개발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32MB에서 128MB 사이의 저용량 제품을 팹리스 형태로 생산할 계획이다.
이같은 계획이 성공하면 아토솔루션은 웨이퍼까지도 자체 생산이 가능해 안정적인 패키지 공급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세계 최초의 낸드플래시 팹리스 기업이라는 타이틀도 달게 된다.
박 사장은 “향후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이 되면 급증하는 솔리드스테이트디스크(SSD) 수요에 맞춰 낸드플래시 시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자체 개발한 낸드플래시를 본격 생산하는 오는 2012년에는 매출 1000억원대 진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저용량 제품이기는 하지만 팹리스로는 처음으로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하겠다는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며 “비휘발성 메모리로 대기업과 차별화된 시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솔루션을 턴키 제공하는 팹리스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