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현실, 의료사고, 아동범죄 등 사회 이슈를 다룬 기능성게임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기존 기능성게임은 게임사가 게임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기 위해 개발하는 경향이 짙었다면 이들 사회 이슈를 다룬 기능성게임은 기능적인 면에 초점을 맞춰 수요자가 직접 게임 내용 구성과 교육설계 등에 참여하기 때문에 높은 질적 수준을 담보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산 기능성게임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17일 관련 기관 및 학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가 DMZ를 소재로 한 기능성게임 개발에 나선데 이어 최근 법무부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법률교육용 기능성게임 개발에 착수했다. 또 서울대학교와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은 미국 하버드의대 부속 브리검여성병원과 공동으로 간호사 안전수칙 교육용 기능성게임 개발을 추진하고 나서는 등 사회 이슈를 다룬 기능성게임 개발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도영임 카이스트 교수는 “최근 경기도 및 법무부와 서울대 등이 개발했거나 개발을 추진 중인 기능성게임은 각계에서 필요에 의해 직접 개발에 나선 분야별 첫 사례”라며 “이는 국내에서도 진정한 기능성게임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법무부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법률교육용 기능성게임 개발을 위해 올 초 검사 1명과 전문가 2명 등으로 개발전담팀을 구성하고, 게임 내용과 시나리오 등을 직접 기획했다. 기획한 내용은 지난해 공공개발 협약을 맺은 NHN 기능성게임연구소에서 개발 중이다. 이 게임은 연말까지 개발해 전국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보급할 계획이다.
손영배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기획단 법교육팀 검사는 “어린이들이 게임 내 역할 수행을 통해 다양한 법률지식을 배울 수 있도록 롤풀레잉게임(RPG)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학교와 귀가길 및 놀이공원 등 어린이들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배경으로 폭력이나 도로교통법·저작권법 위반 등 다양한 위법 상황을 적용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대와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등도 학교와 병원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간호사 교육용 게임을 직접 설계하고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서울대 등은 미국의 의료분야 기능성게임 연구개발을 주도하는 게임스포헬스콘퍼런스의 주요 지원기관인 로버트우드존슨재단(RWJF)에 기획안을 제출, 연구개발비 지원을 따내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서울대 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김정은 교수는 “국내외 병원에서는 이미 병원내 2차감염이나 환자안전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과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이 같은 의료용 게임 수요는 많다”며 “간호사용 안전수칙 교육 게임은 개발 이후 3년간 효과 검증을 위한 연구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지난해부터 분단의 아픔과 함께 자연그대로의 생태계를 간직한 DMZ 실상을 세계에 알릴 목적으로 제이씨엔터테인먼트·보라존·이노디스 등과 함께 DMZ를 소재로 3개 장르의 기능성게임을 개발했다. 이들 게임은 지난 8일 최종점검을 마치고 보급을 추진 중이다.
한편 문화부는 이 같은 기능성게임 개발 열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기능성게임 관련 예산을 올해 17억원에서 내년에는 50억원으로 대폭 확대, 다문화가정을 위한 한국어 교육용 기능성게임을 비롯해 분야별 기능성게임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순기·김원석기자 soonk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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