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다이제스트·골프매거진 등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골프 전문 언론에서 미국 100대 코스, 세계 100대 코스, 국내 10대 코스 등을 2년에 한 번 선정해서 발표한다. 골프코스를 선정할 때, 어떤 골프코스는 훌륭하고, 또 어떤 골프코스는 그저 그렇다는 평가는 어떻게 내려지는 것일까?
나도 골프코스 평가 패널로 오랫동안 활동해오고 있지만 코스에 대한 평가는 정말 어렵다. 그렇다고 해도 평가기관마다 그 동안 축적된 노하우와 골프코스를 평가하는 패널들의 전문가적 안목에 따라 샷의 가치, 기억성, 심미성, 난이도, 역사성 등을 감안해 평가가 진행된다. 그렇기 때문에 발표된 결과를 보면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합리적인 평가 결과가 나오는 편이다. 그러나 일반 주말골퍼의 입장에서 바라다본 좋은 골프 코스는 이런 평가와는 조금 다르다. 내 주변에 있는 주말 골퍼들이 최고의 코스로 꼽는 곳은 안양 베네스트, 제주도 나인브리지처럼 초대 받지 않으면 좀처럼 가보기 어려운 곳인 경우든지 혹은 남촌·이스트밸리·제이드팰리스처럼 회원권 가격이 비싼 골프코스인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가기 어려운 골프코스에 대한 선망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싱글 핸디캡 골퍼들의 경우에는 골프코스에 대한 선호도가 일반 보기 플레이어와는 상당히 다르다. 고수들이 좋아하는 골프코스는 그린이 빠르면서도 골퍼의 도전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코스다. 예를 들면 화산·가평 베네스트·스카이72 오션코스 같은 곳들이다. 골프를 진정으로 좋아하는 보기 플레이어들은 페어웨이가 좁지 않으면서도 그린 근처에 장애물이 제법 있는 까다로운 코스를 좋아한다. 신원·남서울 같은 골프코스가 대표적인 예이다. 전문가·고수·보기 플레이어 등 자기의 수준과 안목에 따라 명품 코스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나만의 국내 10대 코스가 뽑힐 수 있다. 이렇게 자기만의 10대 코스를 스스로 선정해보면 골프에 대한 안목이 생겨나고 라운딩에 또 다른 재미가 생긴다. 개인적으로 나는 뉴서울CC 북코스를 국내 최고의 골프코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코스에서 나만의 코스 레코드를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골프의 또 다른 재미를 느끼고 있다. 참고로 뉴서울 북코스의 코스 레코드는 1996년 최광수 선수가 기록한 62스트로크다. 참으로 경이적인 스코어라 아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