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발광다이오드(LED) 업계가 일본 기업의 특허 공세에 힘을 합친다. 방어 수준을 넘어 아예 특허 자체를 무력화할 목적으로 소송을 제기한다고 한다. 수세에서 공세로 바꾼 업계의 자신감과 공동선을 향한 협력이 돋보인다.
LED업계엔 ‘니치아화학공업’이라는 유령에 떠돌았다. 이 일본 기업은 툭하면 판매금지가처분소송 등 시비를 건다. 심지어 고객사까지 경고장을 보내 영업 차질을 빚게 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특허 침해를 방치할 기업은 없지만 니치아의 행동엔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국내 업체들이 너나할 것 없이 공동 소송에 참여한다는 사실은 니치아 반감이 얼마나 폭넓게 퍼졌는지 실감케 한다. 참을성 임계치를 이미 넘었다.
공동 소송의 성공 가능성은 높다. 니치아보다 먼저 특허를 획득한 오스람이 최근 대만 기업과의 소송에서 특허 무효 판정이 내려졌다. 우리 기업들은 오스람, 필립스 등과도 분쟁 중이다. 니치아 승소를 통해 특허 압력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질 계기를 만들 수 있다. 다른 분야 협력 확대는 덤이다.
특허 공동 대응은 LED 업계에 국한될 일이 아니다. 기술 융합이 급진전하면서 세계는 특허 전쟁을 치른다. 스마트폰 특허 소송은 제조업체는 물론 소프트웨어, 인터넷업체까지 참여해 거의 전면전 양상이다. 특허 괴물은 기업 규모나 기술 분야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인 소송을 제기한다. 대기업이야 버티지만 작은 기업은 개별 대응에 벅차다. 끝내 이길지라도 그 열매가 너무 쓰다.
대기업도 당장 소송 중이 아니라고 다른 국내 기업의 소송을 남의 일로 여기면 안 된다. 둑 하나 무너지면 그 물은 곧 그 기업을 향한다. LED업계가 시작한 공동 소송은 외국 특허 공세에 시달리는 다른 기술 분야로 빨리 확산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