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인수의향 기업, `7월 실적` 공개 요구

 하이닉스 실사에 돌입한 SK텔레콤과 STX 등 인수의향서 제출 기업들이 최근 채권단을 상대로 하이닉스 7월 실적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반해 하이닉스채권단은 6월까지의 실적만 공개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실적공개 기간을 놓고 이견이 발생한 것은 7월 한 달 실적이 본협상시 하이닉스 몸값을 좌우할 수 있는 결정적인 판단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 첫 주까지 진행되는 실사 기간 동안 7월 실적과 관련된 양측의 신경전이 지속될 전망이다.

 하이닉스 실사에 참여하고 있는 SK텔레콤과 STX 관계자는 3일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7월 실적이 3분기는 물론이고 향후 경쟁력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하이닉스 인수를 검토하는 만큼 채권단 측에서 이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하이닉스가 실적 발표를 통해 3분기부터 38나노 미세공정 전환이 확대되고 양산량도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이 부분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며 “메모리 사업 부문 이익률이나 비용 지출 등도 하반기 변화를 예측할 지수인데 상반기 수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하이닉스채권단 측은 반도체 업황이 하락한 상반기 실적만으로도 하이닉스 경쟁력 검증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안 좋아진 탓에 이익률은 낮아졌지만 해외 경쟁업체에 비해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실적을 나타냈다”며 “3분기에도 반도체 수요 침체가 이어지면서 고전이 예상되지만 어느 정도 실적치가 예상된데다 아직까지 집계가 완료되지 않은 7월 실적을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7월 실적치에 대해 인수의향서 제출 기업들은 “통상적으로 7월 실적은 8월 중순께에 모두 집계되기 때문에 시기적인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공개를 하지 않는 이유를 명백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과 STX 측은 하이닉스 경쟁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비용구조와 미세공정 전환 상황이 중요하다고 보고 하이닉스가 발표한 3분기 D램 38나노 공정 전환 확대를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생산 비용 규모도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20%에 육박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2분기 영업이익률에 비해 절반 수준인 10%대에 그친 영업이익률이 장기적으로 얼마나 회복될 수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도 7월 실적이 꼭 공개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채권단은 여전히 메모리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7월 실적 제공이 득보다 실이 많을 것으로 판단, 상반기 실적 공개 방침을 고수할 방침이어서 논란이 확대될 전망이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