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직접 영업 착수하나... 미디어렙 입법 실효성 없어질수도

 종편·SBS 직업 영업 나서나.

 방송광고대행사(미디어렙) 법안이 8월 임시국회에서도 통과될 게 불투명한 상황에서 SBS·종합편성채널·보도채널 사업자들은 자사 미디어렙 설립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업자들이 이미 직접 영업에 들어가면 미디어렙 법안이 ‘뒷북’이라는 우려가 크다.

 9일 연합뉴스TV 관계자는 “이달 내 직접 영업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10월 개국을 준비하고 있는 이 회사로서는 지금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방송 업계에 따르면 SBS 역시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 산하에 미디어렙을 설립하고 이달 22일부터 직원들이 출근할 예정이다. 내달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MBC에서도 자사 미디어렙을 준비하고 있으며 언제든지 영업 전선에 나설 태세다. TV조선, 채널A, jTBC도 11월이나 12월 개국을 한두달 전부터는 영업을 개시해야 한다.

 사실상 미디어렙 체제가 허물어지는 셈이다. 기존 미디어렙 법안에서 쟁점으로 논의 되던 종편의 직접 영업 문제나 MBC의 공영 미디어렙 포함 여부 등이 국회에서 논의 되더라도 무의미한 일이 될 수도 있다.

 이는 지난 2008년 헌법재판소가 현행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체제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리지 않고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취지에 반한다.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 지상파 방송사가 직접 영업을 시작하는 것은 다른 차원이기 때문이다. 케이블TV 의무재송신 채널인 종편 직접 영업을 허용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도 없는 상태다. 중소·종교 방송사에 대한 지원책 역시 마련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과는 달리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회에 입법안이 계류돼 있고, 입법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방통위의 재허가 대상인) 방송사업자들이 직접 영업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